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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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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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색 피부를 안고 태어나야 했던 인간의 숙명! 이것을 노래한 것이 미국의 흑인영가다. 백년만에 하나 나올만한 음성을 가진 미국 흑인 여가수 마리언 앤더슨은 이 흑인영가로 전 세계의 흑인들을 울렸다. 마치 먼 산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천사의 소리처럼 앤더슨의 영가는 그것이 곧 절규요, 울부짖음이었다. 원래는 종교적인 민요로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는 신의 은혜를 그린 노래였다고 한다. 모든 흑인들의 우상이었던 째즈 음악가 암스트롱의 트람벳 연주의 영가는 더욱 구슬펐다.

▼물론 미국 흑인들 자신들의 운명을 한탄한 흑인영가다. 하지만 미국에는 흑백차별이 없는 평등을 만방에 고변한 나라다. 그래도 아직 보이지 않는 장벽은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남부 보수지역 레스토랑 앞에는 "백인 전용"이라는 팻말이 엄연히 붙어있다는 말도 들었다. 아무리 말려도 못말리는 흑백, 어쩌면 미국의 영원한 고민일지 모른다.

▼그 인종 갈등이 얼마전 프랑스에서도 큰 회오리를 일으켰다. 한데 이번에는 남태평양 아래쪽의 지상천국이라는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도 인종 갈등이 폭력사태로 번졌다. 백인 주민 5000 명이 시드니 해변에서 중동계로 보이는 사람들을 무차별 집단 폭행한 것이다. 레바논계의 무슬림이 주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는 1780년대 영국의 제임스 콕 선장이 호주대륙을 발견한 이래 1788년 영국 해군 죄수 800명을 시드니에 내려놓음으로써 최초의 백인 거주자가 탄생했다. 1850년 ’골드러시" 금광이 발견되면서 유럽에서 백인 이주자가 급증, 마침내는 1948년 백호주의(白濠主義=White Australianism)를 내세워 백인들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 백호주의는 인종차별의 악법이라는 세계적인 여론의 화살을 받으면서 1978년 호주정부에 의해 이를 폐지하기에 이른다. 이로부터 유색인종이 이 지상낙원을 찾아 몰려들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도 60년대부터 호주와 그 인접 뉴질랜드에 많은 이민들이 가있다. 백호주의가 정식으로 파기된 상태이나 그 저변에는 백인 우월의 백호주의가 깔려있다는 것이 호주를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번 호주사태가 이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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