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문화
화장실 문화
  • 승인 2005.12.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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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서울 월드컵 축구를 앞두고 전주시가 일제히 시가정비를 단행한 일이 있다.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의 하나가 공중변소 정리다. 말만 들어도 악취가 스며오는 것 같은 시내 곳곳의 공중변소들을 말끔히 없애고 그곳에 현대식 화장실을 개설한 것이다. 현대식은 곧 수세식에 좌변기가 구비된 위생시설까지 다 갖춘 곳을 말한다.

▼그 무렵 어느 시민이 전주시가 화장실 하나를 1억원씩이나 들여서 지었다고 비난하는 글을 보았다. 본란이 그 글을 반박하는 글을 실었던 것을 기억한다. 우리도 이만치 살게된 이상 종전의 생활패턴을 바꿀 필요가 있고 그 가운데 공중생활의 혐오시설은 과감히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본 소론이었다. 무엇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며 문화민족을 지향하는 길인가. 본란은 여기에 어려운 예산에서 이를 단행한 시장이 대견스럽다고 까지 덧붙였다.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공중화장실 어느 한 곳을 보아도 후진 곳이 없다. 고속도로 휴게소도 어느 공공건물에도 좀 보태서 앉아 밥이라도 먹을 만치 깨끗하다. 이만하면 어디에 내놓아도 뿌끄럽지 않은 우리의 공중화장실이며 대중문화다. 그나라의 문화수준을 알려면 공중변소를 가면 알 수 있다는 말 그대로 이제 그런 걱정 덜게 된 한국이다.

▼변을 본다는 뜻의 변소(便所)는 원래 일본 말이다. 지금은 "오데 아라이"라 해서 손을 씻는 곳으로 표기되고 있다. 중국도 "세수간(洗水間)" 세수하는 것으로 적혀있다. 시골길의 화장실엔 아직도 측소(厠所)라고 적혀있는 곳도 보았다. 우리나라도 옛날엔 측간(厠間)으로 불렀다. 오늘날 대중화된 화장실(花粧室)은 영어의 토일렛에서 비롯되었다. 영어의 Toilet은 세면소, 욕실, 몸단장 등 몸을 정갈하게 하는 곳으로 통용된다.

▼요즘 전주 도심지 큰 건물 주변에 화장실을 표시하는 빨간색의 여자그림과 파란색의 남자그림이 눈에 띤다. 그 옆에 큰 건물 화살표시가 있다. 급한 시민을 그곳을 이용해도 좋다는 표시인듯 하다. 대단히 편리하고 친절, 서비스만점이다. 유럽여행 때 화장실 찾기가 하늘서 별따기 보다 어렵고 그나마 어깨 떡 벌어진 친구가 돈 내는 사람에게나 고개로 까딱하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살기좋은 한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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