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원정 데모
홍콩 원정 데모
  • 승인 2005.12.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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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린 홍콩에서 농산물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한국의 농민들이 멀리 홍콩에 까지 가서 데모를 벌였다. 이른바 한국농민들의 해외원정 데모다. 농산물 개방이 얼마나 농민들의 분통을 터뜨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었으면 돈 들여 비행가 타고 외국에 까지 나가 데모를 하였겠는가. 그 심정 충분히 가눌만 하다.

▼그러나 한국 시위대의 폭력 시위로 1000명의 우리 농민들이 홍콩경찰에 연행돼 11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초 홍콩경찰은 한국농민들의 평화적인 시위를 원했고 홍콩의 언론들도 한국인들의 "삼보일배(三步一拜)의 조용한 항의를 보고 무척 감동어린 시선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했다. 그러나 어느 한 지점(폴리스 라인)에서 순간적으로 감정의 불꽃이 튀기다가 이내 격렬한 폭력사태로 변했다는 것이 그쪽에서 보는 당일의 사태다.

▼대충 그런 진행으로 그런 사태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짐작 어렵지 않다. 한국 데모의 일상수단인 폴리스 라인에서 여차하면 쇠파이프, 죽창을 휘두르고 거기에서 다시 경찰 버스에 방화하고 화염병을 투척하는 것이 우리들의 데모풍경이며 그렇게 해야 직성이라도 풀리듯 전경대와 시위대 간에 상당한 부상자들이 나와야 끝이 났다.

▼그런 무법천지식 시위가 드디어 국경을 넘어 홍콩에 까지 원정, 서울에서 하던 것과 똑같이 그 프로그램 대로 하다가 11명이 구속 기소된 것이다. 그쪽 사람들 법이 강해서 양측이 충돌과정에서 일어난 기물파괴나 손괴, 부상자들에 대해서는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재판까지 예상되고 있는듯 하다. 사안에 따라서는 10년까지 징역이 가능한 법률사항이라고도 한다. 석방되더라도 상당한 벌금을 물어야만 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정부의 반 외교통산부장관이 홍콩정부에 선처를 당부하고 우리 외교관들이 현지에 가서 당국자들과 절충도 하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주목되기도 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 이번 기회 우리의 시위문화, 특히 폭력을 동반한 시위는 이제 우리 스스로 퇴출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세계 어디에도 먹혀들지 않는 폭력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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