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가꾸기
외모 가꾸기
  • 승인 2006.01.05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모를 변모시켜 아름답게 보이거나 매력을 돋우려고 인체의 일부를 칠하고 바르고 뿌리며 스미게 하는 행위를 화장이라 정의하고 있다. 화장은 고대 희랍의 호머시대 이래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화장에 대하여 가색(假色) 또는 화생(化生)이라 하여 진짜를 숨기려는 가짜행위라며 화장을 부정하는 문화가 팽배하였다. 그래서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화장하는 사람들은 무당이나 사당, 기생이 고작이었다.

 ▼그것은 이웃 집안의 숟가락이 몇 갠지 훤히 알고 있듯이 서로 잘 알고 있는 정착촌락 사회에서 본 얼굴을 속이는 화장은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화장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자연을 개척하고 이동성이 강한 서양문화는 얼굴도 개척, 인공적으로 미를 만들어가기에 화장문화가 잘 발달한 것이다.그런데 자연에 순응하고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부정하던 우리의 전통화장문화가 근세에 들어 바뀐 것이다.

 ▼화장품 소비현황을 보면 화장률이 선진국보다 앞서고 있다는 게 화장품업계의 분석으로 가히 화장률을 짐작 할 수 있다. 실제 타고난 얼굴보다 만들어 진 얼굴을 가장 많이 지니고 사는 국민이라는 얘기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외모를 가꾸는데 쓰는 이·미용 장신구 비용이 월 평균 6만여원에 이른다.

 ▼요즘은 남성들도 외모 가꾸는데 여성 못지않고 있다. 외국의 화장품회사들이 우리 나라 화장품 시장을 집중 겨냥하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이나 신문을 구입하는 데는 인색해도 외모손질에는 후하다.

 ▼아무리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진정한 미라고 외쳐도 눈에 보이는 외모가 그럴 듯 해야만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는 세상에서 외모를 가꾸는데 소홀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다 보니까 책 등을 통해서 교양이나 덕의 축적에 의한 마음의 화장을 상실하고 인공적 외모로 가치관을 판단하는 사회풍토가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