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가정의 달
  • 김효정기자
  • 승인 2007.05.03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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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 5월.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과 21일 부부의 날도 있다. 작정이나 한듯, 5월에 몰려 있는 각종 기념일들이 사실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러나 ‘가족’,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뉴스에서 들리는 각 종 사건, 사고 소식들의 이면에는 바로 사회의 기본 구성 단위인 가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요즘의 현실이 숨어있다.

 5월을 장식하고 있는 많은 기념일들은 현대 사회에 얼마나 그 빛을 발하고 있을까? 어린이들의 인격 존중과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1922년 소파 방정환 선생에 의해 제안된 어린이 날. 그러나 요즘은 그 의미가 퇴색된 듯 하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만연하고, 수많은 물질문명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 나이 또래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의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의 한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흰 카네이션을 하나씩 나눠준 것에서 유래했다는 ‘어버이 날’은 어떠한가. 먼 나라 미국까지 들여다 보지 않아도 유교 사상의 으뜸은 바로 효(孝)사상이요, 옛 우리 조상들도 효부 효자들을 칭찬하고 널리 알려 왔었다.

 그러나 며칠 전 방송을 통해 보도된 뉴스에서 늙고 병든 어머니를 서로 안 모시겠다며 자식들은 노모(老母)를 길에 버렸다. 하지만 그 자식들을 두둔하는 늙은 어미. 현대판 고려장(高麗葬)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적 수준(?)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부부들은 하루 평균 324쌍이 이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50세 이상의 황혼 이혼도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사회의 기본을 이루는 가정은 이처럼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며 불면 날아갈듯 조심스럽게 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희망을 가져야 할 곳은 바로 ‘가정’이다. 건강한 가정에서 건강한 사회는 시작된다. 이제 대가족, 소가족, 핵가족으로 단순 구분되던 가족의 형태도 계층별로 다양하고 세분화 되었다. 이에 따른 국가적 지원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가족 구성원들의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식구(食口)’ 한 집에서 한솥밥 먹는 사람들, 즉 가족의 다른 이름이기도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 모여 밥 먹는 일이 특별한 행사가 되어 버린 요즘, 가정의 달을 맞아 오랜만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따뜻한 밥상이라도 마주해 보자. 그 안에서 오가는 정겨운 대화는 여느 맛있는 반찬 보다도 풍성한 양식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아니면 하루만이라도 가족만의 특별한 날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안에서 가족이야말로 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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