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사직에 개원의 동참까지…‘최악의 의료공백’ 막기 위해 대화 나서야
의대교수 사직에 개원의 동참까지…‘최악의 의료공백’ 막기 위해 대화 나서야
  • 최창환 기자
  • 승인 2024.03.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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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한 달째를 맞은 18일 전주시 전북대 병원이 한산한 가운데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수훈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한 달째를 맞은 18일 전주시 전북대 병원이 한산한 가운데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수훈 기자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부터 의대교수 사직 선포, 그리고 개원의들의 파업 동참에 이르기 까지 ‘최악의 의료공백’이 초래될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의대 증원과 관련된 정부의 강경 방침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서 의료계 역시 힘을 한곳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꿎은 시민들과 중증환자들의 극한 피해가 유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대란 한달째를 넘기면서 이제는 의정(醫政)간의 갈등이 아닌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18일 전북자치도 등 전국의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발생한 의료대란이 한 달을 넘긴 가운데 빈자리를 지켜온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을 선언했고, 개원의들 까지 의대정원과 관련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야간주말 진료를 축소하는 등 의료계 파업에 동참할 뜻을 내비침에 따라 의료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회장(산부인과 전문의)는 이날 “아직 협의회 차원에서 결정한 사안은 없지만 개원의들 사이에서 토요일 야간 진료를 하지 않거나 주 5일 40시간 근무 하는 준법 진료 얘기가 나온다”며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떠나는 와중에 개원의도 가만히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19일부터 의사 집단행동피해신고 지원센터를 설치한 후 이달 15일 까지 전체 상담건수 1천414건이다. 이 중 피해신고는 509건, 의료이용과 법률상담은 905건이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발생한 수술 지연 신고 350건 가운데 △진료 취소 88건 △진료 거절 48건 △입원 지연 23건으로 집계됐다. 진료 과목별로는 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열이 전체의 39%인 197건으로 많았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가 시민 및 환자 중심이 아닌 각자의 주장만을 되풀이 하면서 암 환자나 중증환자들의 권익은 내팽개치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전북자치도내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한 폐암 환자(70) 보호자 A씨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싸움이고, 남는게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다. 암환자나 중증환자들이 생명에 위협을 받은 뒤에 의료체계가 좋아지면 뭐하겠느냐”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 발짝씩 물러나 이성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암환자나 중증환자들의 치료가 우선일 것이다. 시민 건강을 볼모로 잡지말고 한발씩 물러나 타협할 수 있는 대화의 자리가 필요할 것이다”고 강력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에 대해 “국민의 우려와 정부의 거듭된 당부에도 불구하고 교수들의 사직 선언 표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대화와 타협의 장을 만들기 위해 집단으로 환자 곁을 떠나겠다는 말을 국민들께서 이해하기 어렵다. 어떠한 경우라도 국민 생명을 두고 협상을 해서는 안된다.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주기 바란다”고 긴급 호소했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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