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맥, 전북 사람’, 이 땅의 14명 어르신으로부터 듣는 삶의 지혜…한평생 흔적 기록으로 남겨
‘전북의 맥, 전북 사람’, 이 땅의 14명 어르신으로부터 듣는 삶의 지혜…한평생 흔적 기록으로 남겨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2.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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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특별자치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한길로 오롯이 살아온 어르신들의 다양한 삶의 경험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들의 생애사를 기록한 책이 나왔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회장 나종우)는 빛나는 도서관 사업을 진행해 ‘전북의 맥, 전북 사람’을 발간하고, 6일 오후 3시 왕의지밀 훈민정음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전북의 맥, 전북 사람’은 “이 땅 전북은 어떤 땅인가”,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는 입장에서 기획된 책이다.

  전북의 각 시·군에서 한 명씩을 구술대상자로 선정했다. 나이는 60세 이상으로 한 가지 일을 30년 이상 해왔으며, 지역민들로부터 추앙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각 문화원의 추천을 받았다.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온 이들의 한평생 삶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겨 단순히 개인의 삶이 아닌 지역의 역사로서 다음 세대에게 전해지는 가치와 의미는 크다.

 전주 한지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오성근 씨는 50년째 한지일을 하고 있다. 1980년대 초부터 1990년 초까지는 흑석동에서 고려특수제지를 운영하며 종이를 만들기도 했던 한지장이다.

 김철호 씨는 국내 유일의 꽃게장 특허 소유자이자, 대한민국 한식포럼 선정 ‘한식대가’이자 꽃게장 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제 석공을 맥을 잇고 있는 남강 권오달 씨는 한평생을 석공으로 일하면서 체계적인 이론과 기능을 겸비, 대한민국 석공예 명장으로 선정됐다.

 박영식 씨는 정읍에서 40여 년을 목가구 제작에 힘쓰고 있으며, 목재로 세간 등을 만드는 소목장으로 명성이 지역에 널리 알려져 있다.

 박판두 씨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를 이어 칼을 생산하고 있는 남원칼의 명인으로 60여 년간 레일칼(무쇠칼)을 만들어오는 외길을 걸어왔다.

 유삼영(법명 도원스님) 씨는 김제 출신 탱화 기능보유자로 45년간 전국 각지의 사찰에 300여 점의 탱화를 조성했으며, 김제 청운사 일원을 연꽃밭으로 만들어 하소백련축제를 여름을 대표하는 지역 축제로 가꾸는 한편, 근래 들어서는 와불 탱화로서는 가장 큰 석가모니열반괘불탱화를 조성했다.

 안흥순 씨는 완주 고산지역에서 50년이 넘게 감 농사와 곶감 생산을 생업으로 지역을 지켜온 인물이다.

 이현배 씨는 25년간 진안 백운면 손내 마을에서 옹기점을 운영하면서 대형 옹관을 복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찬훈 씨는 무주군 안성면 거주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익혀 왔던 낙화놀이(전통 불꽃놀이)를 옛 기억을 토대로 복원하는데 성공, 낙화놀이 보존회원들과 함께 낙화놀이를 전통방식으로 전승, 보존하고 있다.

 박동식 씨는 장수군 번암면 출신으로 가난했던 시절의 질곡의 터널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지나오면서 한평생 곱돌과 함께하며 장수 곱돌 용기들을 전국적인 유명 용기로 만들어 낸 장인이다.

 故 최종춘 씨는 한학과 서예에 대한 조예가 깊어 양대박 장군의 승전비 건립과 이흥발 선생의 효자비 건립을 추진하고, 양요정 이건에도 크게 기여한 대표적 향토사학자다.

 강순옥 씨는 순창군 구림면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집안에서 전통적으로 고추장 만드는 것을 보고 자라며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면서, 1995년 장원 고추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김동식 씨는 고창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지역 내 야학 수업 및 이주여성을 위한 교육활동을 펼쳤으며, 퇴직 후에는 고창의 자연환경 해설사로 지역과 자연에 대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근 씨는 60여 년을 부안 곰소 염전에서 전통 재래식 방업으로 소금밭에서 소금 만드는 일에 매진하며 소금 생산 활동을 해왔다.

 나종우 회장은 “과거 한 때는 이 나라를 지탱하는 중심축의 역할을 했던 우리 전북이 오늘날에 와서는 모퉁이돌처럼 누구도 눈길 주지 않는 변방으로 전락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며 “지금 이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그대로 머물 것인가, 새롭게 도약을 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인가 깊게 생각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발간의 의의를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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