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분담에 등록금 동결했지만 재정 결손에 속앓이 깊어가는 대학들
고통 분담에 등록금 동결했지만 재정 결손에 속앓이 깊어가는 대학들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4.01.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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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지역 주요 대학마다 경제 한파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2024학년도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올해까지 도내 대학들은 16년째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게 된 것인데, 대학마다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재정 문제와 정부의 동결 압박 사이에서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23일 전북도민일보 취재 결과 전북대를 비롯해 군산대, 전주대, 원광대, 우석대 등 도내 주요 대학들은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대학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교육부가 ‘2024학년도 대학(대학원) 등록금 인상률 산정 방법’을 공고하며,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전년보다 1.79% 높인 5.64%까지 올릴 수 있다고 안내했음에도 동결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이처럼 도내 대학마다 짧게는 13년에서 최장 16년째 등록금 동결을 유지하게 된 배경에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등에 대한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을 따르지 않고 인상할 경우 학생들이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지원을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내 대학들은 등록금으로 채우지 못하는 재정 결손 문제를 정부나 지자체 이전 수입 등으로 메꾸면서 버티고 있지만 매년 대학 재정 자립도는 갈수록 열악해지는 상황이다.

먼저 본지가 대학알리미를 통해 도내 거점국립대인 전북대의 최근 3년간 재정 상황을 분석한 결과 전북대는 지난 2021년 전체세입의 등록금 비율이 29.6%(805억)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2년 27.6%로 감소, 2023년에는 26.1%로 줄어들며 3년새 3.5%p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학 전체세입 중 중앙부처와 지자체 이전수입 비율은 2021년 56%에서 2022년 59.4%으로 늘어났고 2023년 58.2%까지 증가했지만 장기간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 재정 결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같은 상황은 군산대와 전주교대 등 도내 또다른 국립대도 마찬가지였다. 군산대의 경우는 이 기간 전체세입 중 등록금 비율이 6.42%p, 전주교대는 5.1%p 각각 줄어들었다. 이전 수입은 군산대가 3년새 13.5%p, 전주교대는 53.8%p 늘었지만 대학 재정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게 대학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전북지역 대학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등록금 동결로 발생하는 재정 결손 문제를 여러 사업을 통해 채우고 있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사립대로 갈수록 재정 문제는 결국 학생들의 교육 질 저하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등록금 자율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학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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