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 이기동 의장 “연구하는 의회 목표…입법정책팀 지원 의정역량 강화”
전주시의회 이기동 의장 “연구하는 의회 목표…입법정책팀 지원 의정역량 강화”
  • 김상기 기자
  • 승인 2023.11.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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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전주시의장이 28일 의회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수훈 수습기자

지방의회는 의결기관이다. 조례의 제정과 개정 및 폐지, 예산 심의와 확정 및 결산의 승인, 중요재산의 취득 및 처분과 같은 정책을 결정한다. 집행부로부터 의안 심의와 관련된 자료를 요구하는 행정사무 감사권과 조사권을 가지며,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고 집행부에 시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지방의원들의 정치활동을 그래서 생활정치라 부르기도 한다. 시민이 주역이 되는 자치분권 시대를 열겠다는 제12대 전주시의회가 출범한 지도 벌써 1년 반 가까이 되고 있다. 전주시의회는 전북지역 기초의회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도내 176만여명 중 37%인 65만여명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그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전주시의회 이기동 의장을 만나 현주소를 짚어봤다.

 

▲9대부터 12대까지 4선 의원이시다.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꽃심도서관이 중화산동 빙상경기장 옆에 들어선 게 기억에 남는다. 초선의원일 때부터 당시 조지훈 의장과 함께 7번째 전주시 마지막 도서관을 이곳에 지으려고 노력했다. 지금 위치가 공원지역이고 민간 개인땅이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제는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좋은 도서관이 됐다. 중산공원에 작은도서관을 지은 것도, 완산칠봉 중턱의 완산벙커를 제주도 ‘빛의 벙커’처럼 예술공간으로 재생하는 것도 잘했다고 본다. 특히 완산칠봉에 빛의 벙커가 생기면 현재 인근에 조성 중인 한빛마루 공원, 완산공원 꽃동산, 전주동학혁명 녹두관 등과 어우러져 새로운 관광거점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시의회 의장으로 보낸 지난 1년5개월은 남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소회는?

-원의 구성이 어떻든 의원님들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절충안을 마련하고 의견을 모으는 게 의장의 역할이다. 의장 선출 후 시민의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시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연구하는 의회에 방점을 두고 의원 역할이나 정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의장으로서 의원 한 사람, 한 사람 역량을 돋보일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컸다. 그래서 의원 개개인의 연구실을 마련해주는 것도 욕심을 좀 냈다. 이번에 1인 사무실이 만들어져 나름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별로 한 공간을 함께 써야 했는데, 이제는 각자의 연구실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민원 사항을 점검할 수 있게 됐다. 집행부로부터도 업무협의를 할 때 해당 의원 사무실에 들어가서 하니 굉장히 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임기 내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12대 의회는 초선의원이 많고, 면학분위기도 높다고 하던데

-12대 전주시의회는 전체 35명 중 21명이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한 초선의원이다. 20대와 30대 젊은 의원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대학교에서 총학생회 활동을 하고, 사회활동도 많이 해서 그런지 굉장히 열심히 하고 역량도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의회 차원에서도 입법정책팀을 가동하는 등 이들의 의정활동에 도움을 주려 노력 중이다. 더 나은 의정활동을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려는 의지도 매우 강하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뒷받침해줄 수 있냐는 것이다. 전주시의회의 경우 한 해 의원연구비로 책정되는 예산이 일인당 100만원으로 이 안에서 연구나 포럼, 세미나를 진행해야한다. 의정활동을 지원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의회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기동 전주시의장이 28일 의회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수훈 수습기자

▲32년 만에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지난해 1월 시행에 들어갔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전문인력 채용이 가장 큰 변화다.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을 둘 수 있게 되면서 수준 높은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 입법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집행부에 있던 의회 인력의 인사권이 넘어오면서 독립성이 강화됐다.

아쉬운 것은 가장 중요한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감사기구설치권한 등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의회 사무기구에는 중간관리자(과장급)를 둘 수 없고, 집행부와 다른 직급 차이와 승진 제한으로 전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할 집행기관이 의회의 조직과 예산을 결정하는 모순은 의회의 독립성과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소다. 실질적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서는 의회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자체 감사기구 설치권을 지방자치법과 지방의회법에 포함해야 한다.

 

▲집행부에게 먼저 정책을 제시하고 어젠다를 선도하자고 하셨다. 이를 위해 해외 비교시찰도 적극 추진한다고 하셨는데

-12대 의회가 문을 열면서 ‘전주시의회가 이끌어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집행부가 내놓은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고 결정짓는 것을 넘어서, 먼저 정책을 제시하고 어젠다를 만들어 따라올 수 있게끔 해보자는 의미다. 대표적인 예로, ‘아바타’와 ‘뮬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를 다수 촬영한 뉴질랜드의 쿠메우필름스튜디오 관계자들이 조만간 전주를 방문하는데, 전주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5월 뉴질랜드 현지를 방문해 각종 교류활동으로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전주시의 입장으로는 이게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사실 해외비교시찰은 의정활동 중 여론의 지적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 중 하나지만, 시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시민 신뢰와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는 주제 공모를 통한 해외비교시찰이 이뤄질 예정이다. 상임위원회 관계없이 자전거 정책이나 탄소중립, 문화산업 등 각각의 테마를 정하고 해당 사업의 선진국을 가 집중적으로 배워오자는 취지다.

 

▲내년 1월 전북자치도가 출범한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특별법에는 실질적 권한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리모델링 공사로 치면 외부 페인트칠만 하고 끝내는 셈이다. 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 연내 통과 촉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명산업 육성, 자치권 강화 등 특례규정이 담기지 못하면 특별도로서 부여받는 자치권을 제대로 발휘 할 수 없다. 전주시의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전부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전주시의회 4선에 의장까지 무리없이 수행 중이시다.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면

-지금은 당장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려고 한다. 4선까지 온 것은 현재 자리에서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밟아온 것이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의장 임기가 끝나면 의원으로서 지역구에 더 집중하고, 또 동료 의원님들을 뒤에서 열심히 보좌할 생각이다. 아직도 12대 시의원 임기가 3년이나 남았으니 지금 시점에서 딱히 무슨 목표가 있다 말하기는 그렇고, 성실하고 착실하게 실력을 쌓아가다 보면 미래를 논의할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전주시의회 의장으로서 전주시민들에게 한말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은 시기다. 하지만 의원들을 조금이라도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 전주시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의원 개개인이 열심히 뛰는 만큼 시민들의 많은 협조 당부드린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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