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의 불씨 ‘광암 이벽’의 삶, 황보윤의 소설로 불꽃되다
한국 천주교의 불씨 ‘광암 이벽’의 삶, 황보윤의 소설로 불꽃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07.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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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윤 소설가가 쓴 ‘광암 이벽(바오로딸·1만4,000원)’은 조선시대 천주교 초기 지도자인 광암 이벽에 대한 삶을 꼼꼼한 문장으로 담은 장편소설이다. 유학의 나라 조선에 천주교 신앙이 수용되는 과정과 그 당시 조선의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자발적으로 천주교 신앙이 태동하게 된 배경과 그 탄생 과정을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재구성하고 있기에 몰입감과 감동을 준다.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고자 하는 선비들의 만남 속에서 이벽이 천주교를 받아들이고, 세상의 아픔을 고치고자 하는 뜻을 머금는 모습은 성가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소설에서 이벽은 천지만물의 이치에 대해 천주교로서 답을 얻었고, 가족과 나라의 압박에도 믿음으로 죽었다. 이벽의 성품과 학문 세계, 이벽의 가족 이야기 그리고 세례자 요한으로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앙의 길을 닦아가는 과정은 생생하다.

 소설은 이벽이 죽고 나서도 남은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의 불씨를 지폈는지도 함께 담았다. 이벽과 정약용, 두 사람의 관계가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우정과 학문과 종교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전개되는 과정도 재미를 더한다.

 황보윤 소설가는 서문을 통해 포천에서 이벽의 묘를 찾았으며, “이벽이 읽은 책들을 파고들었다. 읽으면서 이벽을 이해하게 되었다. 삼 년 동안 정조 시대 유학자들 사이에 머물렀다. 이벽을 대신하여 그들을 설득해야 했다”라고 썼다.

 이영춘 요한 신부는 “파초와 같은 이벽의 삶과 열정, 그리고 신앙을 동료들과의 대화로 지평을 열어가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김탁환 소설가는 “정직하고 맑은 소설이다. 선교사가 국경을 넘어오기 전 이 곡진한 믿음은 어디서부터 싹이 났을까”라고 평했다.

 황보윤 소설가는 부여에서 태어나 우석대 경영행정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대전일보와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단편소설집으로 ‘로키의 거짓말’, ‘모니카, 모니카’가 있다. 이번 소설을 기점으로 천주교 박해소설을 쓰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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