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과 김제 상생해야
군산과 김제 상생해야
  • 정준모 기자
  • 승인 2023.02.2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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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기자

지리·위치적으로 따져볼 때 군산항과 전북도의 공통점은 뭘까.

군산항은 평택항과 광양항 사이, 전북은 충남·행정도시와 전남·광주 광역시 중간에 놓여있다.

한마디로 샌드위치 형국이다.

게다가 물동량, 인구, 경제 규모 등 모든 면에서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혹자는 군산항의 현주소가 전북도 모습이고 전북도의 자화상이 군산항이란 말을 한다.

이대로 가다간 이들에 기세에 치여 존개감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자조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이겨낼 만한 잠재력이나 경쟁력이 있는것도 아니다.

이런 급박한 상황속에 전북도는 ‘새만금 동서도로’와 ‘새만금 신항’관할 지자체를 놓고 군산시와 김제시간 내홍에 휘말리는 악재를 맞고 있다.

이미 법적 분쟁으로 이어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느낌을 받고 있다.

한때 전북 미래의 심장으로 불렸던 ‘새만금’이 되레 소지역주의 갈등으로 치닫는 양상을 띠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수년 전부터 이미 예고됐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중재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할 책임 있는 사람들이 애써 외면한 것은 분명하다.

만시지탄이지만 과거를 소환하고 누군가를 비판하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상식과 대승적 차원에서 중지를 모아야 한다.

군산 지역 지도층 인사들을 만나 해법을 물어보면 대부분 “관할권 확정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법적으로 결론나면 지역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새만금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선거구를 개편하고 숙고 기간을 거친 후 인접 지역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산항 관계자들은 전북도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들은 “군산항조차 물량 부족으로 고전하는 처지인데 물량 확보 대책 없이 새만금 신항이 개장하면 둘 다 공멸 할 것”이란 비관론을 피고 있다.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된 새만금 신항이 물동량이 없어 부두를 놀린다면 우선 당장 군산항 물량으로 대신할 가능성이 커 결국 동반 몰락할 것이란 얘기다.

전북은 모든 분야에서 위기다.

그 출구와 생존 전략은 두말 나위 없이 새만금 개발이다.

동서도로와 새만금 신항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군산시와 김제시간 파열음이 후유증으로 이어져 돌이킬 수없는 지경으로 내몰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소 두마리가 물에 빠지지 않고 건넜다는 이솝우화 속 지혜를 배웠으면 한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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