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 자유로운 나라!
그들만 자유로운 나라!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3.02.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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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국회의원<br>
이원택 국회의원

자유는 특정인이나 특정세력만 향유하는 전유물이 아니다. 자유란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야만 진정한 자유다.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좋아하는 공정과 상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이후 국내든 해외든 어디서나 자유를 강조하였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사와 8월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자유’를 각각 35번, 33번이나 언급하였다. 9월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자유’를 21번 언급했고, 연설 주제는‘자유와 연대’였으며, 여당에서는‘울림이 있는 연설’이라고 자화자찬하였다.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나 ‘자유’를 언급하고 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모두에게 공평한 자유가 보장되는지 의심스럽다.

지난해 10월 29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21세기 세계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하였다. 정부는 당시 많은 인파가 예상되었음에도 어떠한 사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구조요청을 하는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였다.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정부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하였으며, 국무총리를 비롯한 행안부장관, 경찰청장 등 책임자들의 자진사퇴는 없었다.

희생자 유족들은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함께하기 위해 희생자 명단을 정부에 요구하였으나, 온갖 핑계와 변명으로 희생자 명단을 제때 받지 못하였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상처를 치유하고자 했던 유족들의 자유마저 박탈되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철거하라고 대책위에 통보하였다.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자유와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은 공권력에 의해 강제집행될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3월경 역술인 천공이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청와대 이전 TF 팀장), 윤핵관 모 의원과 함께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갔다는 증언을 국방부 고위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밝힌 김종대 전 의원과 라디오 진행자 김어준은 김 전의원과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통령실로부터 고발당했다.

지난 3일, 대통령실은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방문했다고 밝힌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이를 근거로 대통령관저 결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뉴스토마토와 한국일보 기자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의혹을 제기한 전 국회의원과 라디오 진행자, 그리고 언론인의 자유는 대통령실의 고발로 처참하게 짓밟혔다.

대장동 관련 피의자들은 피의자가 누릴 최소한의 권리인 ‘무죄추정의 원칙’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입증되지 않은 사실들이 언론과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제1야당 대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에 3차례나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입증된 증거는 없이 진술인의 정황만으로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온갖 모욕주기와 언론 쇼케이스를 자행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에서 대통령 부인 김건희의 계좌가 주가조작 시기에 시세조종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계좌를 통해 이루어진 의심거래들에 자본시장법 위반 협의가 인정된다고 판결문에 적시하였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는 단 한차례의 검찰조사도 받지 않는 자유를 누렸다.

“병채 아버지(곽상도)가 돈 달라고 한다”는 김만배의 육성이 공개되었음에도 아들이 50억원을 받은 검찰출신 곽상도의 뇌물혐의는 무죄를 받았고, 조국의 딸 장학금 600만원은 유죄로 판결났다.

지난 1월, 유시민 작가는“자유란‘나의 정치적 반대자’의 자유를 의미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 정부에게는 자기 자유만 자유다. 나하고 반대되는 사람의 자유는 없애는 게 그 사람들의 자유다”라고 말했다.

그들만 자유로운 나라다. 하지만 그들의 자유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그들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이원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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