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국가의 존재 이유는 민생입니다
정치와 국가의 존재 이유는 민생입니다
  •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승인 2023.02.0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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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국회의원
안호영 국회의원

지난 주말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 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대학생 시절 6월 항쟁으로 군사독재를 종식할 때, 그리고 초선 국회의원으로 촛불을 들어 국정농단으로부터 민주공화정을 회복할 때 거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다시 거리에 서서 행사에 참석한 30만 명의 당원과 함께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물었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지금 민생은 위기에 처했다. 난방비 폭탄 사태로 인해 가뜩이나 힘겨운 민생경제가 더욱 어려운 지경이 됐다. 전기, 가스, 난방비 등 연료 물가가 1년 사이에 31.7%나 인상됐다. 대출금리도 치솟으면서 서민의 고통은 가중됐다. 대중교통 요금, 상·하수도료, 쓰레기 종량제 봉투 요금까지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재정이 부족하다며 서민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공공요금을 올리면서 민생 지킴이가 돼야 할 정부의 공공요금이 되려 민생 파탄의 주범이란 것이 뼈아프다.

반면 거대 은행과 대형 정유사들은 고금리와 고유가 호황으로 번 수익을 나누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한 액화석유가스(LNG) 유통 대기업은 지난해 말 기본급 대비 1,500%를 성과급으로 받았고, 고금리로 이자 수익이 늘어난 한 은행도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50%를 책정했다. 여기다 윤 정부는 지난해 세제 개편안과 최근 후속 시행령 개정 조치를 통해 대기업과 다주택자 등 부자 감세를 단행했다. 집 부자에 대한 중과세와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반도체산업 지원을 명목으로 재벌기업의 세금을 수조원씩 깎았다. 결국 우려했던 부자 감세-서민 증세가 현실이 됐다. 과연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했던 공정과 상식인지 묻고 싶다.

민생을 잘 해결하는 것이 국민이 정권을 맡긴 이유다. 민생문제를 풀려면 야당과 함께 협력하며 해법을 찾는 것이 국민의 뜻에 부합한다. 더구나 야당이 의회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의 상황이라면 야당과의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 문제는 그렇게 당연한 일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데 있다.

윤석열 정부는 야당과 협치를 모색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뜻에 반해서 야당 때려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더구나 그 수단은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검찰’이라는 국가 권력이다. 정치세력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서로 ‘잘하기 경쟁’을 해야 하지만, 잘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야당 대표를 죽이고 야당을 탄압해서 얻은 반사이익으로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기 전략적 목적도 의심된다. 이는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상대를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민주의의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대중 정치인으로서 가치와 철학 대신 ‘흑과 백’,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견지하는 것은 평생 검사로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죄인을 심문해 재판정에 세우고 수직적 조직문화 속에서 살다 보니 이분법적 사고가 강해진 것이다. 야당의 협조를 말했지만 정작 야당 대표와 한 차례 회동도 하지 않았다. 심하게 말하면 민주주의 파괴자다. 여기에 정당을 해온 국민의힘 정치인들까지 윤석열 대통령을 두려워하며 윤 심 받들기만 하면서 민주주의 파괴의 공범이 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검사독재를 종식해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에 나서야 한다. 언제나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란 신념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했다. 민생의 문제가 국가의 존재 이유이고 그것이 정치를 하는 이유다. 따라서 서로 경쟁하는 사람이나, 상대 정당이 미워도 함께 협치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정신이다. 위대한 국민을 믿고 꿈을 읽지 않고 이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과 함께 용기 내서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민생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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