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대한 애향심을 고향사랑기부로
고향에 대한 애향심을 고향사랑기부로
  • 윤준병 국회의원
  • 승인 2023.01.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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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국회의원<br>
윤준병 국회의원

계묘년(癸卯年) 새해 벽두부터 지방자치단체마다 제1호 고향사랑기부자를 소개하는 언론홍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년간 논의를 거듭해 온 고향사랑기부제가 입법화되어 새해부터 본격 시행된 결과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이외의 지자체, 특히 고향에 연간 500만원의 범위 내에서 기부하면 기부금액의 16.5%(10만원 이내는 전액)를 세액 공제받고 지역특산물 등으로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지자체는 기부금으로 고향사랑기금을 조성하여 지역민의 복지사업 등 지역발전을 위해 알토란 같이 사용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잘 안착된다면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역 주민은 물건을 팔 수 있어 좋고, 기부자는 기부금액의 일부를 세액공제와 답례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좋으며, 지자체는 그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어 좋다. 특히 기부자에게는 살아가면서 마음속에 늘 담아두고 있는 고향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었다는 무형의 자부심이 더 클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재정 확충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할지에 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실시되는 새로운 제도이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이 제도의 안착과 성공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 고향사랑기부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지자체가 곧 드러날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발빠른 안착이 중요하다.

답례품의 설계·관리가 고향사랑기부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고향사랑에 대한 답례품으로 평소 꼭 받아보고 싶었던 고향 특산물을 받을 수 있다면 고향사랑기부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홍보를 강화해 지자체의 특색있는 기부제도를 잘 알리고, 기부자 및 출향인을 지자체의 관계인구로 포섭하는 활동도 중요하다.

우리보다 먼저 심각한 지방소멸을 경험한 일본은 2008년에 ‘고향납세제’를 도입해 15년째 시행하고 있다. 고향납세제를 도입한 첫해에는 기부금이 82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00배 증가한 8조원에 달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일본의 경우 지방의 세수 확대는 물론 지역문제 해결과 지역의 특색을 살린 경제활성화까지 긍정적인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고향납세제 또한 안착하기까지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쳤다. 기업의 기부를 허용하고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에도 기부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면서 기부금이 증가했다.

우리의 경우도 올해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를 초기부터 모니터링하고 평가를 실시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한다. 특히 제도의 시행 초기부터 도시화로 인구집중이 지속되고 있는 수도권 및 광역시 지자체까지 고향사랑 기부금의 모금 주체에 포함시킨 부분에 대해 먼저 보완해야 한다.

기부금 모금 주체를 모든 지자체에 허용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대도시와 농어촌 지자체간의 재정자립도가 3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는 현실에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특별·광역시 지자체까지 모금을 하게 되면 이는 재정 불균형을 더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지난해 10월 고향사랑기부금의 모금 주체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고시에서 지정하는 ‘인구감소지역’으로 한정하는 내용의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당초 지방소멸위기 대책의 일환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모금 주체를 ‘인구감소지역’에 속한 지자체로 한정하는 것이 제도의 합목적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향사랑기부제의 도입취지와 파급효과를 살리기 위해 모금 대상을 사람뿐만 아니라 ‘법인’도 포함되도록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소멸에 맞선 새로운 도전과 실험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지역 불균형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될 것이며, 새로운 기부문화의 조성도 기대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열악한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새해에는 고향에 사랑을 기부해 주세요!

윤준병<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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