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고창모양성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고창모양성제
  • 고창=임용묵 기자
  • 승인 2022.09.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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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10월 4일, 모양성 및 시가지 일원

 자연석을 그대로 짜 맞춰 만들어 진 곳. 자연미가 있어 아름답고 서로 맞물려 있어 견고한 곳. 569년을 오롯이 견뎌 온 모양성의 역사와 군민이 행복하고 활력넘치는 고창이 함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축제가 펼쳐진다. 올해로 마흔아홉번째를 맞이한 고창 모양성제를 소개한다.

 #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속 축제

 쾌청한 하늘,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은 가을. 고창군의 한 중심에 아름답게 자리한 모양성이 고즈넉함을 더한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곡식들이 익어가는 모습과 함께 깊어진 가을 정취를 맛볼 수 있다.

 모양성(현재이름 고창읍성)은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축조한 성곽이다. 외벽은 성돌로 쌓아 올리고 내벽은 자갈과 흙으로 채워 다졌다. 조선 단종 원년인 1453년 영광, 화순, 나주, 제주 등 전라도 7개 군현의 고을에서 힘을 모아 쌓았다. 읍성 축조 이후 단 한 번도 적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창군과 (사)고창모양성보존회(회장 진남표)는 읍성의 축성정신을 잇고, 전통문화를 보존 전승하기 위해 모양성제를 열고 있다. 올해 마흔아홉번째를 맞은 고창모양성제는 9월30일부터 닷새간 모양성 일원서 열린다.

 # “모양성 밟고 무병장수 하세요”

 모양성제를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답성놀이’다. ‘고창모양성제’의 중심이 되는 답성놀이는 부녀자들이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밟으면 무병장수하고 죽어서 극락에 간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리의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저승길이 환히 트여 극락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성을 다 밟은 후에는 머리에 이고 있던 돌을 성 입구에 쌓아둬 유사시에 대비했다고 전한다.

 성 밟기는 윤달, 그 중에서도 윤삼월에 해야 효험이 있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초엿새, 열엿새, 스무엿새 등 여섯 수가 든 날은 저승문이 열리는 날이라 해서, 고창 지역 여성들뿐만 아니라 멀리에서도 소문을 듣고 고창읍성으로 모여들었다고 한다.

 ‘고창읍성’의 성 밟기는 겨울 동안 얼어붙어 있던 성이 날씨가 풀리면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고 성벽을 튼튼하게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창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고창읍성의 축성과 유지를 위한 유비무환의 정신, 공동체적 삶의 모범을 현대에 재현하면서 후손들에게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깨우치게 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다양성

 고창 모양성제의 강강술래도 놓칠 수 없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주민들이 모양성앞 잔디광장에서 강강술래 노래와 함께 손에 손잡고 원을 그리며 하나가 된 모습에서 활력넘치는 고창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모양성을 왜구로부터 지키는 공성전, 조선시대 군사들의 훈련모습, 수문장 교대의식과 시간을 알리던 경점시보의식 등이 재연된다.

 올해 모양성제는 메타버스를 처음으로 축제장에 도입해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언제 어디서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축제장을 마련했다.

 VR·AR체험은 현재 첨단기술을 접목해 모양성 수성전 VR, 패러글라이딩 VR 체험 등 축제장에서 보고 체험하며 느낄 수 있도록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 화려한 공연, 멋진 포토존, 먹거리까지

 어두웠던 모양성에 아름다운 빛으로 유등조형물을 곳곳에 설치해 야간 포토존이 마련된다. 또 낭만충전 버스킹과 모양성 달빛극장 등 볼거리 즐길거리 제공해 방문객을 지역내 머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여기에 고창의 대표음식인 장어와 국빈만찬에 오른 한우를 할인판매하고 고창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고창의 특산품을 음식으로 판매함으로써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기존 축제음식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진남표 보전회장은 “깊어가는 가을,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뤄 풍성한 즐거움을 줄 ‘제49회 고창모양성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진남표 모양성보존회장

■진남표 모양성보존회장 "대한민국 대표축제 만들 것"

 “코로나 영향으로 2년간 끊겼던 모양성제를 다시 엽니다. 지역민이 화합하고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대한민국 대표 민속축제로 만들겠습니다.”

 제49회 고창모양성제를 준비하고 있는 (사)고창모양성보존회 진남표 회장은 모양성제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만들겠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개최하지 않아 반납해야 했던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의 명맥을 다시 잇겠다는 것.

 진 회장은 “올해와 내년도 2년 동안 고창의 대표 축제의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축제 경쟁력을 갖추겠다” “이는 자연스레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고 문화관광부의 축제 평가도 덩달아 좋아질 것”으로 밝혔다.

 진 회장은 모양성제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20대 중반 모양성복원위원회 사무국장과 모양성제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진 회장은 1975년 모양성 복원사업에 뛰어들었다.

 복원사업이 승인된 1982년 복원위원회와 성제위원회를 현재 보전회로 통합, 초대회장을 맡았다.

 올해 보존회장으로 재추대된 진회장의 행보는 모양성 복원 마무리에 있다. 그동안 성내에 자리한 학교 이전과 성 주변 정리와 관아 복원에 힘썼던 진회장은 “임기 4년 동안 성내 관아 7동을 되살려 모양성 복원사업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말했다.

고창=임용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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