滿月標 고무신
滿月標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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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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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 신발의 주종을 이뤘던 고무신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지 않은 한국 사람은 드물 것이다.

▼ 고무신은 약 2백여 년 전 브라질 인디오들이 고무나무에 발을 담가 보호하는 모습을 본 한 미국인이 비신을 만들어 판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는 일본이 비신을 도입, 일반화한 게 1916년이다. 우리나라에는 1922년 도입, 한국 사람에게 맞게 개량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서양의 바닥 폭이 좁고 신발 등 부분을 덮은 것과 달리 우리 고무신은 발이 편안하게 폭이 넓고 발등 부분을 개방한 신발로 한국화했다.

▼ 그로부터 10년 후인 1932년 ‘滿月標’란 상표로 군산시 미원동에 李萬壽씨가 일본인 기술자 두 사람과 함께 설립한 게 ‘京城고무’다. 당시 한국 사람들에게는 고무신 하면 만월표 뿐일 정도로 가장 한국인의 발바닥과 정든 고무신이었다. 검정 여자 고무신의 유일한 제조업체로 출발, 전국 시장을 석권하며 최대 호황을 누렸다.

▼ 당시만 해도 고무신 공장 다니는 여성 종업원들은 신여성으로 선망받는 존재였다고 한다. 1960년 창업주 아들 李容一씨(전 한국프로야구위원회사 초대 사무국장)가 운영하면서 일반 및 스포츠 운동화를 개발·생산하면서 국내 최초로 미국에 2만 불 수출을 시작으로 해외에 스포츠화·등산화 수출전문업체로서 국제적 신발업체로 자리매김했다.

▼ 하지만 1970년과 72년 두 차례 걸쳐 대형화재 등으로 경영난과 노사분규로 창립 60여 년 만에 고무신의 대명사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만월표는 역사 속에 사라졌다. 최근 군산 미원공원에 만월표 고무신을 상징하는 3m 높이의 검정 고무신 조형물이 세워졌다고 한다. 만월표의 애환과 짙은 향수를 느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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