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터 잡고 소릿길 연 젊은 소리꾼 김혜지
전주에 터 잡고 소릿길 연 젊은 소리꾼 김혜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5.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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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소리꾼 김혜지(29)씨가 국악의 고장 전주에 터를 잡고 펼쳐보인 첫 공연에서 힘이 좋은 소리를 뽐내며 특별한 신고식을 마쳤다.

 지난 19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김세종제 춘향가’공연에서 춘향가의 눈대목을 골라 구성한 프로그램으로 귀명창은 물론, 국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인 것.

 이날 공연에서 김씨는 춘향가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추려 ‘사랑’과 ‘이별’, ‘고난’, ‘재회’, ‘경사’를 키워드로 1시간 30분 분량의 공연을 구성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판소리 무대를 꾸몄다.

 대중에 익숙한 ‘쑥대머리’, ‘십장가’, ‘사랑가’ 등의 눈대목들을 집약해 놓아 객석의 호기심을 충족시켰을 뿐 아니라, 춘향가의 이야기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흡입력을 높였다.

 평소 힘과 청이 좋다는 평가를 들어온 김씨는 이날 공연에서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 공연에 임했다.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부각시키는 청년 예술가의 패기 넘치는 모습에 박수가 이어졌다.

 김씨는 “청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춘향가이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게 흐름이 잘 넘어갈 수 있었다”면서 “전주에서 선보인 첫 공연이다보니 미흡한 부분도 있었고, 아쉬운 마음도 컸지만, 반면 후련한 마음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아직도 부족하고 서투른 소리이고, 아직은 가르침을 통해 얻은 배움을 깨우치기 위한 과정이지만 발표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전주에서 활동하는 김혜지라는 젊은 소리꾼이 있다는 것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석대 국악과와 동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석사)를 졸업한 김씨는 나주시립국악단 창악부 단원을 역임하는 등 주로 전남과 광주에서 활동을 해왔다. 올해부터 전주로 활동 근거지를 옮겨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 첫 인사로 판소리 공연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주변의 관심도 컸다. 현재 전주문화재단의 평일상설공연 ‘놀부가 떴다’에 출연하고 있으며, 국악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소리의 고장인 전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주변 환경에 변화가 있다보니 전주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면서 “목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소리를 연마해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소리꾼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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