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골진 손길로 지켜온 전통문화 ‘장인의 길’
옹골진 손길로 지켜온 전통문화 ‘장인의 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1.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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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문화는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사람이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 전통문화를 잇고 지켜온 장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문화의 원형을 만들어가는 장인이 바로 서야만 새로운 문화의 변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1호 문화캐스터로 이름을 알린 서주희씨가 옹골진 손길로 전통문화를 지켜온 장인 57명의 작업 현장을 찾아 그들의 삶과 작업 이야기를 기록해 ‘장인의 길(현암사·전 2권·각 3만5,000원)’을 펴냈다.

 지난 2013년 첫 책인 ‘장인 44’를 출간하고 꼭 4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의 장인들의 작업실 문을 두드린 것.

 내공이 남다른 인터뷰어는 장인들의 작업 현장에서 작업 과정을 일일이 담아낸 사진과 장인들의 육성이 진솔하게 묻어나는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이 전통문화의 오랜 역사와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안내하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2년여의 시간 동안 서울과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제주권 등으로 나눠 전국 각지의 장인들을 만났다.

 전라북도에서는 소목장 소병진, 윤도장 김종대, 향토술담그기 조정형, 한지발장 유배근 장인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삶의 궤적을 쫓았다.

서울 인사동의 한 골동품 가게에서 운명처럼 만난 ‘전주장’의 복원에 힘쓴 소병진 장인이나 전통주의 개발에 힘쓴 조정형 장인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이름도 생소한 윤도장을 만들고 있는 김종대 장인과 한지발 뜨기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배근 장인이 가진 기술은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이들 장인은 젊음을 통째로 바쳤고, 누군가 꼭 해줘야만 하는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 돈과 명예를 쫓기 보다는 항아리마다 다른 술 익는 소리를 들으며, 누군가 자식 같은 작품을 한 번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그들의 미소가 고마울 뿐이다.  

 저자는 “이 책은 쉰일곱 명의 장인들의 작업 공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장인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에 주목하고자 노력했다”며 “그 이유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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