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해진 전주 객리단길, 부작용도 속출
유명해진 전주 객리단길, 부작용도 속출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4.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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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객리단길’ 재발견 <중>
25일 전주시내 객사길 끝자락에 있는 객리단길이 젊은층의 방문이 많아지면서 불법 주정차문제까지 발생해 이 일대가 복잡하기 그지없다./김얼 기자

 전주시 핫플레이스(인기 명소)로 떠오른 거리 ‘객리단길’.

각종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신흥 명소로 부각 받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문제점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객리단길이 위치한 다가동 객사 1,2길 일대는 편도 1차선 도로가 대부분이다. 평일 오후만 돼도 거리를 찾는 차량이 많아진다. 객사길 인근에는 마땅한 주차장이 없는 탓에 도로 양 옆으로 불법 주정차가 끊임없이 나타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 일대는 거북이 행렬이 이어진다.

주말에는 이 현상이 더욱 도드라진다.

객리단길에서 한 술집에서 종사하는 김광은(25) 씨는 “주말 오후부터는 도로를 점령한 주정차 차량으로 차들이 움직이지 못 한다”며 “일대를 벗어나고자 운전자끼리 서로 실랑이를 벌이는 등 매주 경적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고 전했다.

불법 주정차 얌체족들로 객리단길에서는 차량접촉사고 등 교통사고도 빈번하다. 실제 지난 24일 오후 4시 22분께 전주시 다가동 반도주유소 골목 사거리에서 산타페 차량과 그랜저 차량이 부딪치는 접촉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비좁은 골목마다 수많은 불법 주정차를 일삼은 탓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것.

좁은 사거리에서 좌우 측 방향에서 차량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른다.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더욱이 객리단길 각 사거리에는 과속방지턱은 물론 좌우에서 나오는 차량을 확인하는 반사경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주차문제와 더불어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임대료도 상인에게 큰 부담이다.

다가4동에서 30년째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영노(72) 씨는 “1년 새 상권 월세가 급등했다”며 “치솟는 월세로 한 블록 떨어진 세탁소도 30년간 일했던 자리를 떠났다. 나도 내가 세탁업을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치솟는 임대료에 수십 년 전부터 터전을 잡은 상인이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 이른 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도로변에 있는 한 건물 1층 40평형 임대료는 3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으로 2년 전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40만 원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다가동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1년 새 객리단길 임대료와 매매가 평균 2배 이상 올랐다.

객리단길 한 상인은 “서울 가로수길·경리단길 등 특색있는 거리에 종사하는 상인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자리를 떠나며 해당 거리의 개성도 사라진 상태다”며 “전주 객리단길도 이와 같은 길을 걷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자조 섞인 말투로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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