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고립될 가치동맹, 방향전환 필요
우리만 고립될 가치동맹, 방향전환 필요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3.06.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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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국회의원<br>
이원택 국회의원

윤 정부는 대외전략 기조이자 핵심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외교전략은 가치동맹이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건설을 내세우고 있으며. 가장 큰 성과로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동맹을 격상한 글로벌 가치동맹이다. 한미일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치 중심의 외교 방향이 맞는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미중갈등 양상 속에 변화하고 있는 최근 각국의 외교 흐름의 변화양상이다.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회의 종료 후 가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중국과 분리(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제거(디리스킹-De-risking)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다변화하려고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8일 미국 토니블링컨 국무부장관이 방중을 하고, 영국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부 장관 역시 7월 중국방문을 타진하고 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는 디리스킹의 반증이다.

일본의 움직임을 역시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조기 실현을 위한 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일관계 개선을 통해 북핵을 고리로 한 북미간 또는 중국까지 연계시키는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까지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일본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경제적 이득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기업들의 생각이 변하면서 정치·외교적으로 완전히 서방 편에 있으면서 제조 능력도 뛰어난 일본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1조2억엔을 투자하여 제2공장 설립사례 등은 이같은 흐름의 일환이며, 일본의 반도체 부활의지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우리에게는 중미 갈등 속에 선택이 강요되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중국이 자국 기관과 기업들에 미국 마이크론사 반도체 사용 금지조치다. 미국은 바로 동맹국과 연대한 중국내 공급제한 조치로 반도체 주요 수출국인 우리나라를 지목했다. 미중 반도체 전쟁에 우리나라가 말려드는 것이었다.

가치동맹의 경제적 성격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은 전쟁 발발에 따른 집단안보를 위한 군사적 동맹과 다르다. 바이든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 경제정책 일환이며, 미국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중국을 억제하며, 미국 민주당의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동맹국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의 이익이 우리의 이익은 아니다. 바이든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의 이름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기업의 반도체, 배터리 산업이 왜곡 당하고 있다. 미국은 대중국 견제가 절실할지 모르나 우리의 지정학적 안정과 공급망 강화를 위해 중국도 동남아도 필요하다.

싱하이밍 대사 발언에 대해 외교부 항의에 이어 대통령이 나서 중국을 비난하면서 양국 관계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어버렸다. 미국의 도청사건, 일본의 강제동원 책임회피 및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만 당당한 외교를 하겠다는 이중 기준은 이분법적 관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치동맹은 결국 국제적 질서에 대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비외교적 관념으로, 이에 대한 집착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한미일의 가치동맹 구성원 중 미국과 일본은 국익 중심으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만 고립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해빙모드에 접어든 바이든의 가치외교 기조에 따르든지 방향전환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이원택<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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