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세계관 확장 가능성 보여준 '버즈 라이트이어'
'토이 스토리' 세계관 확장 가능성 보여준 '버즈 라이트이어'
  • 연합뉴스
  • 승인 2022.06.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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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감동 적절한 배합…우주 배경 실사영화 못지않은 재미도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To infinite and beyond!)

애니메이션 시리즈 '토이 스토리'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힘찬 중저음의 목소리로 이 문장을 외치는 우주전사 버즈의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15일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는 '토이 스토리' 속 소년 앤디가 버즈라는 장난감을 선물 받는 계기가 된 영화라는 설정으로, 버즈의 전사(前史)를 그렸다.

'토이 스토리'가 그러했듯 '버즈 라이트이어' 또한 웃음과 감동을 적절하게 버무려 기존 시리즈의 팬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임무를 수행하던 우주특공대원 버즈는 뜻밖의 위기로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한다.

폐허의 땅에 고립된 버즈는 고립된 인류를 다시 탈출시키기 위해 광속비행을 계속 시도하지만, 연료 배합 오류로 매번 실패한다.

그사이 버즈의 지휘관이자 동료였던 앨리샤는 광활한 우주보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는 행성에 남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할머니로 늙어간다.

버즈가 비행하고 돌아올 때마다 변해 있는 앨리샤의 모습은 픽사의 또 다른 애니메이션 '업'(UP·2009)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칼 할아버지 부부의 결혼생활을 그린 파노라마 시퀀스를 연상케 해 뭉클함을 준다.

버즈가 또 한 번의 시험 비행을 떠나 우주로 간 사이 앨리샤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그가 선물로 준 로봇 고양이 삭스의 도움으로 버즈는 마지막 비행을 떠난다.

그렇게 버즈는 62년 7개월 하고도 5일 만에 처음으로 광속 비행에 성공하면서 희망에 부풀지만, 곧바로 '저그'라 불리는 로봇들의 공격에 다시 위기에 빠진다.

앨리샤를 보며 우주특공대원의 꿈을 키워온 손녀 이지를 비롯해 모, 다비, 삭스까지 개성 넘치는 이들과 하나의 팀을 이루게 된 버즈는 저그와의 싸움에서 승리해 인류를 탈출시킬 수 있을까.

영화는 '토이 스토리'의 속편이라기보다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새로운 애니메이션의 특징이 더 강한 듯하다. 버즈라는 캐릭터와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라는 명대사를 제외하고는 '토이 스토리'와의 접점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토이 스토리 4'(2019)가 장난감들이 자아를 찾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리면서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약이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픽사 스튜디오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광활한 우주와 반짝이는 별들, 전투 장면에 등장하는 형형색색의 광선과 효과음은 우주 배경의 실사영화 못지않게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만하다.

로봇 고양이 삭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내 임무는 당신을 돕는 거고 절대 포기 안 해요"라며 임무 실패로 좌절에 빠진 버즈의 곁을 지키고, 그의 손길에 그르렁대며 뒤집어 눕는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다. 로봇이라는 정체성에 걸맞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와 눈 깜빡임도 매력 포인트다.

버즈의 동료인 앨리샤와 그의 손녀인 이지가 흑인 여성이라는 점, 앨리샤 부부가 동성애 커플로 등장해 성 소수자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낸 부분도 눈길이 간다.

15일 개봉. 105분.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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