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소비를 줄여 탄소발자국을 지워나가 보자
육류 소비를 줄여 탄소발자국을 지워나가 보자
  • 장선일 전주대학교 의과학대학 학장
  • 승인 2022.04.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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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지구환경의 변화에 대한 걱정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여러 나라에서 보이는 심각한 자연재해는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사계절의 특색이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뜻하지 않은 추위에 잔뜩 움츠리고 있던 꽃망울들이 한꺼번에 피는가 하면 특정 지역의 극심한 가뭄 등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기이한 기후변화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을 비롯한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이른바 6대 온실가스 때문인 것이라 잘 알려졌다. 그 효과는 극지의 빙하 감소, 초지와 산림의 사막화 그리고 해수면 상승 등 이미 지구 곳곳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폭우와 극심한 가뭄과 같은 기상 이변, 해수면 상승과 함께 생태계 변화 등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이지 못할 경우, 지구의 온도는 계속 상승하여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재앙이 아주 빠르게 닥쳐올 것이다.

사람의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배출량을 이산화 탄소로 환산한 탄소 총량을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라 하는데, 농경사회에서는 온실가스가 적당히 배출되어 지구의 온도를 보호하는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지만, 인간의 활동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급격한 기후변화를 초래하여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발자국을 줄여나가자는 게 국제적 당면과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명 활동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주범은 무엇일까? 첫 번째가 자동차이고, 놀랍게도 바로 다음이 육류로 소비되는 가축이라 한다. 가축 중에서 양과 소와 같은 초식동물이 온실가스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메탄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고 한다. 즉, 소 2-3마리가 만들어내는 온실가스양은 자동차 1대에서 나오는 양과 같다고 한다. 지금 전 세계에서 사육되고 있는 약 13억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연간 메탄가스 배출량은 무려 1억톤이 넘고 있는데, 이는 메탄가스 전체 배출량의 30%를 차지할 정도이어서 심각한 지경이라 아니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문제는 소와 양 등 초식동물을 비롯한 육류의 소비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0년간 육류 생산량은 그 종류와 상관없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의 육류 소비량은 3억 4천만톤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육류 소비량은 1961년 4.12kg에서 2017년에 70.7kg에 이르고 있어 무려 1,716%정도 증가해 쌀소비량의 94%까지 이르고 있다. 육류 소비량이 국가 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 50년에 비해서 3배 이상 늘고 있는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소비되는 육류량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육류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에서 육류 소비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늘어가는 육류 소비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가축 사육이 요구되기 때문에 계속 적으로 산림이 훼손될 것이다.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자정하는데 필요한 산림이 대거 훼손될 경우 환경오염이 가속화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축의 수를 감축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육류의 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

특별히 육류의 과다 소비는 대장암, 고지혈증과 비만 그리고 심뇌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생물의학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밀집된 공간 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에게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인수공통병을 유발할 수 있고, 가축의 성장촉진과 질병을 제어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성장인자 및 항생제는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체하지 말고 육류의 소비를 줄이고 건강에 이로운 야채류 및 청과류를 적당히 섭취할 수 있는 식생활습관을 가짐으로써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발자국을 지워나가는 동시에 건강증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장선일<전주대학교 의과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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