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아픔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 한기택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 승인 2021.06.24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벌써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1주년이 된다.

지난해 6·25. 70주년에 즈음하여 독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를 소개해 본다.

『독일과 한국은 가슴 아픈 분단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독일에게 있어 분단은 과거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독일은 올해 통일 30주년을 기념합니다. 그러나 한국에게는 분단은 아직 쓰디쓴 현실입니다. 6·25전쟁 발발 70년이 지난 지금, 저는 한국이 한반도 평화, 자유, 안정을 추구함에 있어 큰 성과를 거두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국전쟁의 아픔과 오늘의 분단 대한민국을 말해주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필자가 학교에 다닐 때에 배웠던 시인 모윤숙씨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시를 써본다.

‘산 옆의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그리고 그때 배우고 불렀던 ‘6. 25의 노래’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오던 날을…』

박두진이 작사하고 김동진이 작곡한 ‘6·25의 노래’는 매년 6·25 기념행사에서 제창되어 오고 있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조인될 때까지 3년 1개월간에 인명피해 300여만 명, 가옥피해 60여 만동, 피난이재민 500여만 명, 이산가족 1,000여만 명, 전쟁미망인 20여만 명, 전쟁고아 10여만 명의 아픔을 남겼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발발 한지 71년이 지났지만 한국전쟁의 상처로 지금도 병원의 병상에 누워 있거나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있다.

그런데 <월간 중앙>이 서울 시내 초등학교 3~6학년생 3,66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조사 결과는 놀랍다. “6·25가 어느 시대에 일어났느냐?”는 질문에 ‘현대’라고 대답한 학생이 46.2%에 불과하고, ‘조선시대’ 37.8%, ‘고려시대’ 7.4% 등의 대답이 나왔으며, “6·25는 누가 어떻게 일으킨 전쟁이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다” 72.1%, “일본이 한국을 침공했다.” 21.5%, “남한이 북한을 침공했다” 2.3%,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1.2% 등이었다.

심지어 2004년 육사의 신입생 설문조사에서 34%가 ‘미국을 주적’으로 꼽았으며 ‘북한이 주적’이라고 대답한 비율 33%보다 많았다.

비극의 주적이 북한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을 사랑하고 끌어안아야 할 우리의 동족이기 때문에 우리 안보교육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 자못 걱정되며 이는 학교교육과 기성세대인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정전 중’ ‘휴전 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며 북한은 강성대국을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안함 격침, 연평도 포격 등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였으며, 13일 한·미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북한 핵무기 위협대응’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2027년 최대 242개 핵무기와 수십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며, 이 정도 수준이라면 북한은 선제 핵 공격을 포함한 강도 높은 무력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라고 하였다.

‘안보’와 ‘민족화합·평화’는 둘 다 지향해야 할 가치이지만 어느 한 쪽만 강조되거나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불행한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불행한 역사는 윤회하듯 반복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한국전쟁의 아픔과 교훈을 바르게 가르쳐야 하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국군장병들과 대한민국을 도와준 우방에게 머리 숙여 애도와 경의를 표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