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신음…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가치의 신음…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 김철규 시인/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0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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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아무나 정치를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칼날 같은 돌이 몽돌이 되는 것이 정치에 비유된다. 그만큼 폭풍의 과정을 거쳐야 몽돌이 되듯 정치도 다듬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신념이나 비장한 각오만으로는 어림없다는 실증들이 있다.

이회창 전 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황교안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화려한 이력자들의 대권도전의 꿈은 하늘을 찌를 듯 했으나 모두 목표달성은 상처뿐이다.

철저한 검찰주의자로 평가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임기 4개월을 남기고 26년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했다.

윤 전 총장은 입장문에서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의 충돌로 인해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30%를 오르내리는 상황에 이르자 수사-기소권 완전분리법안 반대를 명분으로 퇴직하면서 “헌법 정신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며 국민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윤 전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직에 몰려 있던 고검 검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 사회정의를 실현한 검사로 평가돼 일약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이어 검찰 총수인 검찰총장에 이르렀다. 검찰 주요직에 자신을 둘러싼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조국법무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감행하면서 결국 조국장관을 물러나게 만들었으며 부인을 교도소로 보낸 장본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 퇴직 전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정부의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함을 뒤로 한 채 아직은 공식도전의사를 밝히지는 안 했으나 어느 세력을 구축할 것인지 방향설정을 아직 못하고 서울시장 선거를 전후해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자신이 7전 8기의 의지력을 겪은 이력이 있음을 확인해준다.

그의 결과는 검찰주의자로 평가받는다. 검찰주의자는 검찰왕국을 우려케 한다. 일제에서 순사하면 울던 어린애도 울음을 그칠 정도여서 당시의 순사권력을 반증한다.

만약 검찰왕국이 된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갈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검찰 총수는 대권도전에 나선 인물은 한 사람도 없다. 뿐만은 아니다. 한 가지 직종에 종사해온 인물이 대권도전을 하려는 사람도 없었다.

그만큼 대권도전은 아무나 한다고 나서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굳힌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윤 전 총장이 밝힌 대로 자유민주주의 실현, 나아가 한반도의 국내외 정치적 상황, 즉 남북문제, 한, 미. 일 중국 러시아 4강의 국제적인 외교력, 국제통상 등 다양한 국가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지도자의 역량을 평가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수사-기소권 하나 명분 삼아 총장직을 임기 내 내놓았다는 것은 무책임함을 보여주고 있어 만약에 지도자가 되었을 때 국민과의 갈등이 발생한다면 중도하차 안 한다는 보장이 없다.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정치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에 견주어 보면 검찰에서 수직적 환경에서 익숙한 사람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치는 결코 환상적인 권력만을 누리는 자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는 모든 선출직은 마찬가지이다.

정치지도자가 되려면 민주주의 신념 속에서 공정과 정의, 국민의 사회연대와 통합을 대변해야 한다. 예컨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구체성인 상상력을 내 놓을 자신이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 장관 등 국정운영에 참여했거나 정치적 역량을 키워온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몽돌이 되었을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특히 보수주의자들의 조언이나 세력화하려는 데에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여론조사결과에만 매달리는 판단은 지금까지 걸어온 본인 인생의 분기점이 된다.

대한민국 국가원수는 7천만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최고 지도자이다. 예견되는 폭풍우를 헤쳐나가야 하는 선장이 되기 위해서는 몽돌의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김철규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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