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시대, ‘착한기업’과의 동행
ESG시대, ‘착한기업’과의 동행
  •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 승인 2021.05.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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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분야별로 그 시대상을 나타내는 대표 키워드가 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ESG는 경제 분야에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ESG는 지난 2006년에 제정된 UN책임투자원칙에서 등장했는데 그 원칙중 절반이 ESG를 언급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때 ESG를 반영하고 기업이 이를 공시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 ESG가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있으면 좋은’ 옵션이었다면 이제 ‘있어야 하는’ 필수 조건이 된 것이다. 앞으로는 경영과 생산 과정 전반에서 환경 문제에 잘 대응하고 충분한 사회적 기여를 하며 지배구조가 건전한 기업이라야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ESG는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적 책임), Governance(지배구조)의 첫 글자를 딴 약어로 경영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성을 반영함으로써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동안 투자를 결정할 때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성과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ESG를 통해 기업의 장기적, 비재무적인 지표를 주요평가항목으로 반영하여 기업이 얼마의 수익을 내는지 뿐만 아니라 ‘수익을 내는 과정이 올바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환경(Environmental)은 기후 변화에 대한 기업의 정책, 공기와 수질 오염, 폐기물과 위험물질 관리, 재생에너지 등을 평가하고, 사회적 책임(Social)은 지역 사회와 소통, 인권, 근로 관행, 제품의 안전성, 고객 관계 등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이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의 관계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Governance)는 이사회 구성, 투명성, 뇌물과 부패, 주주 관계 등 리더십과 내적 통제를 평가한다.

그렇다면 2006년에 등장한 단어가 왜 지금 시대에 조명을 받게 되었을까? 먼저 코로나19로 인류의 생존을 위한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자각하였으며 주주이익만을 중시해온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지역사회, 협력기업, 근로자, 고객과의 상생이 더욱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여 각국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을 친환경적인 그린뉴딜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고 각국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중국은 2060년)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또한 EU의 재정 지출 중 친환경 부분이 전체 경기부양 대책의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2021년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인권과 노동, 환경, 경영 투명성 등 비재무적 성과를 공시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ESG와 관련해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에 대해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도 ESG 도입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중단하는 등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였으며 ESG 우수기업지원을 위한 예금, 펀드 등 금융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에서도 최근 ‘ESG 트랜스포메이션 2025’를 선포하고 녹색금융과 ESG투자 활성화, 친환경 금융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설치, 계열사를 대상으로 ESG를 성과평가에 반영하기로 하였으며 K-뉴딜과 연계에 2025년까지 총 15조6천억을 신재생에너지, 태양광시설, ESG채권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종이컵 미사용, 전자보고 및 이면지 사용, 점심시간 소등 및 모니터 끄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ESG 애쓰자!’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ESG 동참 활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소비자 입장에서 ESG 평가 우수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투자자로서는 ESG 기업에 투자하는 예금, 펀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하여 기업의 성장에 기여 할 수 있다.

미국핵과학자회(BAS)는 연초 기후 위기를 포함한 인류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가 올해 100초 전임을 밝혔다. 기업생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구의 영속을 위해서라도, ESG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투명하게 운영되는 ‘착한기업’이 더욱 성장하고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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