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지난 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무형유산은 지역성보다 향토성 중요, 사람을 향하는 정책”
취임 한 달 지난 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무형유산은 지역성보다 향토성 중요, 사람을 향하는 정책”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5.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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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무형유산의 외연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형유산의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키워나가는 계기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3월 30일자로 취임한 국립무형유산원(이하 무형원) 이종희 원장이 한 달여 동안 개인적으로 무형유산과의 인연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 끝에 내린 결론이다.

 무형원이 전북이 터를 잡은지 8년이 된 시점에 부름 받은 만큼 앞으로는 내적인 부분을 채우고, 무형문화유산의 성장 잠재력을 사회적으로 드러내는데 잔잔한 노력을 지속해 개원 10년차를 알차게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 원장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배우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이러다 단절되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던 선생님들이 계셨고, 갖은 어려움에도 기·예능을 지켜주신 선생님들께 애틋함을 많이 느꼈다”며 “그 사이 조금 달라졌다고는 해도 비인기종목은 여전히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인기 종목이라고 해도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는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 이제는 무형유산의 외연확장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원장은 “무형문화재 보유자라는 존재만으로도 굉장히 큰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키워드가 명확한 만큼 다양한 시너지도 가능할 것이다”며 “무형원은 전통문화를 담은 기관으로서 무형문화재 제도와 깊이 연결되어 있고, 사람과 직접 연결되는 구술채록사업, 기증품전이나 명인오마주 같은 공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어떤 무형유산이 남아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켜가는 사람들도 미래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원이 펼치는 이수자뎐이나 출사표 등은 전통기획 역량이 있는 새로운 세대를 유입하는 시도이자 역량을 키워가는 무대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8회를 맞은 무형유산을 주제로 하는 유일한 영화제인 ‘무형유산영상축제’도 다양한 인류문화를 담는 그릇으로 주목해야 할 콘텐츠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각 도시의 역사와 배경이 다르고 무형유산은 그런 차이를 모두 담고 있는 점을 주목해 무형유산을 이해해 줄 것을 조언했다.

 이 원장은 “무형유산을 비롯한 문화유산에 대한 말 중에 ‘나라보다 고향’이라는 표현이 있다”며 “정체성은 지역에서 나온다는 것은 은유한 것인데, 그 만큼 지역공동체가 문화의 주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형원이 지금까지 무형유산도시 선정사업을 통해 16개 도시의 무형유산을 목록화해 온 것도 이러한 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전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한지를 비롯한 전통기술이 살아있고, 전주대사습에 대한 기억들을 시민들이 간직하고 있는 등 기예능 함께 전승되고 있어 인상적”이라며 “전주라는 도시는 전통문화에 대한 소양이 깊고 저변이 넓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문화 전반의 내용이 격변하고 있는 가운데 무형원이 갖고 있는 고민과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비대면이 증가하면서 개인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수요가 커지고 있고, 무형원의 공연들도 네이버 TV로 생중계하고 있는데 반응을 지켜보면서 꾸준히 개선해나갈 계획이다”며 “무형원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이면서, 공급자와 수요자를 잇는 역할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전임 원장님들처럼 생활 속에서 더 가깝게 느끼는 무형유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무형원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준 전북도민에게 감사하고, 제대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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