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트새만금’ 곳곳에 관광 보물장치 설치하자
[기획] ‘아트새만금’ 곳곳에 관광 보물장치 설치하자
  •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
  • 승인 2021.04.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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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온 30년, 나아갈 30년…이제 ‘아트 새만금’ 고민하자 <중>
선유도 전경.

 군산 앞바다의 선유도에서 서쪽으로 약 1.5km가량 배를 타고 가면 관리도(串里島)라는 작은 섬이 나온다. 암석 해안에 작은 만과 곶이 산재해 있어 경치가 빼어나고 조망이 일품이다. 꿸 관(串)에 마을 리(里)를 쓰는 이곳의 면적은 축구장 650개 넓이. 동쪽으로 푸른 바다 위에 선유도 등이 그림처럼 다가오는 이 섬을 문화·예술섬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은 새만금 도시에 문화예술의 빅 픽처(big picture)를 그려 넣어야 한다는 지적과 맞물려 설득력을 더해준다. 일각에서는 “광활한 새만금을 세계적인 문화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선 곳곳에 외국 관광객들이 깜짝 놀랄 만한 문화예술 장치를 심어놓아야 한다”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고군산군도 섬을 이런 장치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 내부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제 토목과 건축 사업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세계적인 문화예술 공간을 창조하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 1991년 첫 삽을 뜬 후 지금까지의 30년이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시즌 1’이라면 이제 개발과 병행한 ‘창조적 디자인’을 새롭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디자인 시티, 관광객이 몰리는 품격 있는 아름다운 새만금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시야미지구(1.92㎢)에 글로벌 해양리조트 조성을 위한 호텔과 워터파크, 골프장, 마리나 등의 복합관광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국제적 명품 관광 레저 허브를 목표로 하는 ‘관광레저 1지구’ 개발계획도 소개되고 있다. 다양한 수요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대규모 복합형 리조트와 숙박, 쇼핑, 문화시설 등 앵커시설이 집적될 수 있도록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명소화 부지 개발, 고군산군도 케이블카 설치, 국립 신시도 자연휴양림 조성 등도 진행형이다.

관리도 전경.
관리도 전경.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속도전이 필요하고, 더욱 큰 그림이 절실하다. 국제적인 물의 도시는 모두 문화와 예술로 재창조됐다. 세계의 으뜸 미항(美港)인 호주 시드니항을 보자. 이곳은 호주의 경제심장일 뿐만 아니라 문화 중심지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하나의 건물이 한 국가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준다. 1973년 완공된 이후 코로나19 이전까지 매년 평균 3천여 건의 각종 이벤트가 진행되고, 한해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지난 2007년 6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조가비 모양의 지붕이 바다와 어울려 시드니를 상징하는 건물로 유명하다. 시드니 곳곳에는 또 다른 문화예술적 장치를 배치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바다와 문화예술 자원이 절묘하게 어울려 시드니의 가치를 수십 배, 수백 배 높여준다.

 두바이에서도 배울 점은 많다. 우선, 도시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색적인 조합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가득 채운 전략이 눈에 띈다. 끊임없이 한계를 뛰어넘어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여러 프로젝트는 세계의 관광객을 흡입하고도 남는다. 독특한 모양의 수많은 건물, 중심 도로 옆에 세운 미래 박물관, 해안에 위치한 인공섬 등등, 어느 것 하나 권태롭지 않다. 일각에서는 두바이의 경제기적 뒤에는 세계 최고의 문화예술적 접근이 있다고 말할 정도이다.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 개발에도 세계인의 마음을 훔칠 비법이 있다. 랜드마크 역할을 할 건물을 세우고, 황홀한 야경을 만들어내는 등 고층빌딩 숲에 예술의 미학을 접목했다. 그 결과 푸동지구는 단순히 전 세계 기업만 들어선 산업단지가 아니라 지금도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탐구하고 싶은 핫한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시드니와 두바이, 상하이 사례는 도시개발에서 발휘하는 문화예술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도내 문화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를 위해 남겨놓은 지구상의 유일한 1억 평의 땅을 평범한 대지로 만들어선 안 된다”며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고, 문화와 관광, 예술이 가득 한 매혹의 도시로 하나씩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합형 문화시설이라도 새만금만의 특색을 갖춘 새로운 디자인을 꿈꿔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인들을 끌어당길 보물섬으로 조성해 21세기 새로운 관광자본의 보물을 캐내야 할 것이다.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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