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피카소] <4> 자클린과 이젤(Jacqueline at the easel)
[이 봄, 피카소] <4> 자클린과 이젤(Jacqueline at the easel)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4.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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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파블로 피카소, 자클린과 이젤 Jacqueline at the easel, 그릇에 채색 후 유약, 42cm, 1956 ⓒ 2021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파블로 피카소, 자클린과 이젤 Jacqueline at the easel, 그릇에 채색 후 유약, 42cm, 1956 ⓒ 2021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파블로 피카소의 마지막 연인이 된 자클린 로크. 피카소보다 40살 연하였던 그녀는 매우 헌신적인 동반자였다. 불편한 세상의 시선에 그녀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년과 결혼했다. 오히려 늙은 사람은 나였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녀의 절대적인 사랑 덕분에 피카소는 말년에 최고의 명성을 누리며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피카소의 사후 그녀가 그를 못잊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피카소의 사후에 그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관대한 기증과 함께 뒷정리를 했던 그녀의 헌신을 기억해주지 않는다.

 정읍시립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자클린과 이젤(Jacqueline at the easel)’은 자클린 로크의 이미지를 단순하고 깔끔한 선을 이용해서 그린 작품이다. 자클린 얼굴에 대한 피카소의 기하학적인 묘사는 다소 상형문자처럼 보인다. 장식이 있고 긴 머리, 큰 눈, 삼각형의 코는 마치 이집트의 파라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녀가 차분한 모습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피카소가 그녀의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릇의 배경으로부터 자클린의 얼굴이 튀어나와 있는데 그녀의 얼굴을 구성하는 윤곽이 작품의 깊이를 더해준다. 피카소는 도자 그릇의 부드러운 곡선과 옆모습의 각진 곡선을 대조하면서 자클린의 얼굴을 절묘하게 배치하여 기하학적인 형태를 완벽하게 돋보이게 했다.  

 정읍시립미술관 특별기획전시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정읍에서 사랑에 빠지다’는 5월 16일까지 계속된다.

 

 김미진 기자, 도움말 = 정읍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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