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달려온 30년, 나아갈 30년…이제 ‘아트 새만금’ 고민하자
[기획] 달려온 30년, 나아갈 30년…이제 ‘아트 새만금’ 고민하자
  •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
  • 승인 2021.04.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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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 문화 허브’ 만들어 지구촌 명품도시 건설
새만금 ‘시즌 1’ 30년이 바다 메워 육지화라면 이제 ‘세계화’ 꿈꿔야
<상> 전 세계인의 문화 허브로 만들자

세계 최고의 도시는 마천루의 힘이 아니다. 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베네치아, 프랑스 파리, 체코의 프라하는 최첨단 AI시대에도 문화와 예술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심지어 수백 개의 초고층 빌딩을 자랑하는 UAE의 두바이마저 풍부한 전통과 역동적인 문화예술을 세일즈 할 정도다. 6천개의 예술과 문화 관련 기업, 한해 550개 이상 문화행사, 바로 이것이 세계인을 끌어 모으는 두바이의 실력이다.

마천루의 기록은 깨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화와 예술의 힘은 시간이 흐를수록, 첨단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이 고독해질수록 강해지기 마련이다. 새만금 개발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혀야 하는 까닭이다.

역대 정부의 새만금 접근은 시늉만 냈다. 집권 초기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의욕을 보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타 지역 견제를 핑계로 슬그머니 뒤로 빠지는 식이었다. 이러니 뽀얀 국물도 아닌 희멀건 한 꼬리곰탕이 될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국가예산 시즌마다 새만금은 전북의 아킬레스건이란 말이 나돌았을까.

문재인 정부는 달랐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새만금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제는 속도다. 직접 챙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하진 전북지사와 새만금을 함께 찾을 때마다 강한 애정을 표시했고, 덕분에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등 개발전담 기관도 만들어져 속도전에 돌입했다.

이쯤해서 과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조금 더 진중하게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탄력 받은 새만금에 문화와 예술을 착색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단언한다. 새만금을 ‘전 세계인의 문화 허브’로 만드는, 이른바 ‘아트 새만금’ 구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군산에서 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는 새로운 문명이 열리는 곳이다. 내부토지 2만9천100ha와 담수호 1만1천800ha 등 총 409㎢의 땅을 새롭게 조성하는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이다. 이런 규모는 서울의 3분의 2, 프랑스 파리의 4배에 해당하는 광활한 대파노라마이다.

1991년 11월에 방조제를 착공한 새만금은 올해 11월이면 한 세대를 뜻하는 30년을 맞는다. 지금까지의 새만금은 바닷물을 퍼내고 땅을 만들어 기반시설을 까는, 속칭 ‘바다의 육지화’에 해당했다. 이것을 ‘새만금 시즌 1’이라고 한다면, ‘시즌 2’는 당연히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도시의 세계화’일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이와 관련 “새만금이 펼쳐나갈 미래는 그간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주 새롭고 놀라운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놀라운 세상은 하이테크(high-tech)의 조합만으론 부족하다. 그것은 지친 영혼에 울림을 주고, 메마른 정신에 감동을 주는 예술과 문화가 병행된 도시이어야 한다. 자족기능을 갖춘 스마트 수변도시부터 산업단지,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모빌리티 클러스터는 물론 방조제와 도로, 신항만과 국제공항, 철도까지 모든 기반시설도 문화·예술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관광객을 사로잡을 감동과 감흥의 설계와 건축, 마무리까지 문화를 접목하고 예술을 이식해야 한다. 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새만금의 미래는 한국발전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하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새만금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아트 새만금’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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