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vaccine) 이야기
백신(vaccine) 이야기
  • 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 승인 2021.03.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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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된 시점에서 코로나19 백신(vaccine) 개발이라는 희망의 소식과 함께 많은 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백신을 맞고자 하는 사람들과 부작용을 우려하여 맞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 백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할 때이다.

먼저 백신이 만들어진 배경과 효익성을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마마라고 불리는 천연두(smallpox)는 인류 역사에서 최악의 전염병으로 전 세계에서 약 5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영국의 외과 의사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는 우드(cowpox)에 걸린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속설에 근거하여 소년의 팔에 우드 고름을 주입한 결과 그 소년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796년 최초로 우드에서 뽑아내어 면역물질을 만들어 냈고, 이를 라틴어로 ‘바리올라에 바키나에(Variolae vaccinae)’로 부르면서 오늘날 백신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인류 최초의 백신 개발자다. 제너의 종두법 개발 덕분으로 천연두는 1977년 10월 소말리아에서 마지막 환자가 나온 이후 1979년 12월 세계보건기구가 선언하게 되었고, 우리나라도 1980년 이후 예방접종을 중단했다.

제너 이후 많은 생물·의학자들이 인류에게 감염되는 질병에 대한 예방법을 연구하면서 우리 몸을 방어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건강 유지법을 찾아내고 있다. 원래 면역(immunity)이란 노역과 세금으로부터 면제된다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인체에 이질적인 환경인자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즉, 면역세포는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면역과 우리가 태어나서 얻는 후천면역체계의 정밀한 상호 협력관계를 형성하여 외부나 내부의 이질적인 인자를 제거하는 일련의 면역반응과 함께 항체와 같은 인자를 생성하고 이물질에 대한 특성을 기억하게 한다.

흥미로운 것은 획득면역계를 이루고 있는 B-세포는 특정 항원과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백만 개 이상 그리고 T-세포의 경우 수천조 개를 가지고 있는 놀라운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인체가 건강한 상태라면, 지구상의 어떠한 이물 인자도 인지하여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인체의 면역특성을 활용하여 백신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초기의 백신은 소량의 생균을 사용했지만, 위험성을 고려하여 병원체를 불활성화시킨 사균 백신이 뒤이어 개발되었고, 현재 코로나 19와 같은 바이러스 백신은 최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즉, 과거에 사용하던 병원체 불활성화 백신을 비롯한 바이러스 벡터, 자체의 유전물질, 유전물질의 재조합 그리고 바이러스 유사입자 활용 등 특정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금년도 2월 26일부터 접종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하여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 주형에 주입하여 체내에서 표면 항원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이어서 3월 20일부터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표면형 유전자를 RNA 형태로 주입해서 체내에서 표면 항원 단백질을 생성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인체에 백신이 접종되면, 필연적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되는데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를테면, 접종 부위의 통증, 피로, 두통, 관절통, 오한, 발열, 부종, 발적, 메스꺼움, 불쾌감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아나필락시스, 혈전, 혈압 이상 및 호흡곤란 등 중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즉시 병원의 처치가 필요하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매우 주의해서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백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코로나 19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집단면역을 형성하고 코로나 19 이전과 같이 전 국민이 건강한 상태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장선일<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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