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문MC가 바로, 전북에서 치열하게 뛰고 있는 청년예술가랍니다
그 전문MC가 바로, 전북에서 치열하게 뛰고 있는 청년예술가랍니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3.21 13: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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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이야기다. 지역문화진흥원의 공모사업에서 떨어지자 경쟁 상대였던 사단법인 아이엠에 확인할 부분이 있다면서 딴지를 걸고 나섰는데, 그 내용이 옹졸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양 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진행한 공모에서 같은 권역의 PT발표를 참관할 수 있었는데, 상대측에서 언변이 뛰어난 전문 MC가 나와 깔끔한 진행 능력을 보여주자 배가 아팠던 모양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공고문과 안내문의 유의사항에 있는 PT발표자가 단체의 소속이어야 한다는 규정에 지방에서 활동하는 MC가 적합한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적어 지역문화진흥원에 공문을 보냈을 뿐이라며, 재단의 책동이 지역문화예술계에 일으킨 파장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해명만 늘어놓았다.

함께 공모에 참여한 경쟁자로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의제기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에 패배를 인정하는 책임감 따위를 기대할 수 없었다. 사실상 이번 청춘마이크 공모에서 선정된 민간단체의 PT 발표자가 전문 MC이다 보니, 발표 능력이 뛰어나서 자신들이 떨어진 것이라고 핑계를 대는 우스운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공모와 관련된 심의총평서만 꼼꼼하게 들여다 보았어도 이런 경솔한 판단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운영체계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기존에 사업을 수행하였던 문화재단의 경우 담당자의 역량과 사업이해도에 따라 큰 편차를 보여주었는데, 특히 실제 사업 운영업체를 선정하는 문화재단의 경우 각각의 역할과 협력관계에 따라 사업의 성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는 심사위원 의견은 재단의 탈락 이유를 설명해주고도 남는다.

그야말로 쓰잘머리 없는 내용을 담아 공문까지 보내면서 창피를 떤 전북문화관광재단의 현재의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다.

첨언하자면, 그 발표자 이백희씨는 라디오 방송도 하는 전문 MC 맞다. 진행을 너무 잘한다. 스타피쉬의 메인보컬로 음색이 매력적인 노래 잘하는 예술가다. 개인적으로 그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어느 작은 갤러리에서 그가 공연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난다. 지난해 소리축제 엔딩무대에 선 청년예술가 중에도 한 명이었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그 전문 MC가 전북지역에서 어떠한 예술활동을 펼쳤는지, 어떠한 포지션으로 어느 단체와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활동하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을 터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전북의 예술가들에게 일말의 관심을 가져주길, 예술가들의 든든한 백그라운드와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것은 아직도 무리일까? 제발 전북문화관광재단의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분석하고, 복기하고, 반성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서로 민망한 일이 없도록.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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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보는창 2021-04-06 09:31:45
재단은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함 ..
예전 청춘마이크 담당자는 일 참 잘하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