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모르는 착한사람 되게 하소서
폭력을 모르는 착한사람 되게 하소서
  • 장선일 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 승인 2021.02.23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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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지듯이 학교폭력과 아동학대에 관한 기사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는 연예계와 체육계 그리고 공직계에서 이른바 ‘나도 당했다’라는 미투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미스트롯 참가 가수와 쌍둥이 배구선수 그리고 소방관의 학교폭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이르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동학대의 양상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등 날로 험해지고 있어 참담함을 더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폭력은 신체적인 손상을 가져오고, 정신적·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물리적인 강제력을 말하는데, 법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협박을 하는 등의 행위와 다른 사람을 감금, 주거침입, 기물 파손 등의 행위를 폭력이라 한다. 폭력의 유형은 구타, 몸싸움 등 물리적인 폭력과 말로 표현되는 언어적 폭력으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폭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표출되기도 한다. 산업사회 이전에는 주로 집안 내에서 가하는 가정폭력과 타인들에 대한 경계의 의미로 힘겨루기식인 집단 폭력으로 행해졌다. 그런데 산업사회 이후에는 동질집단의 개념이 약화 되면서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 폭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면 아무런 이해관계의 사이가 아닌 묻지 마 폭행으로 이어지기도 해서 사회적 문제를 크게 일으키고 있다.

요즘 학교폭력은 주로 학교 친구를 중심으로 정신적·심리적 압박을 넘어 참혹할 정도로 물리적 압박으로 이어져 치명적 손상을 주고 있다. 이런 행위에 대해서 과거에는 비교적 관대하였지만, 정보화 사회로 전환되면서 과거의 폭력이라 할지라도 범죄적 의미에서 비추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금의 학교폭력에 대한 응징의 하나로 미투 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동학대는 가족이나 친족에 의해서 행해지는 범주를 넘어 가르치고 보호해 줘야 할 의무가 있는 교사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참담하지 않을 수 없다. 매스컴에서 다루어지는 사건 이외에도 상당히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사회의 병폐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폭행하는가 하면, ‘뭘 봐’라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이 만연하고 있고, 공직사회에서도 폭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이유로도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에서는 교육계를 비롯한 직장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성희롱,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등 이른바 4대 폭력 예방 법정 의무교육을 ‘건강한 직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 강조하고 사이버로 이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필자도 이 교육을 이수하면서 유익했었던 점을 주위의 분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 우리는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공자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과 그 사상을 계승한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인간은 본래 선하기도 하지만 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삶 속에서 끊임없이 도덕적 가치교육을 해야 한다. 인간의 도덕성은 사회의 환경과 교육으로 결정될 수 있기에 좋은 환경과 양질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일례로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고 할지라도 환경과 교육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바로 후성유전이라는 개념이다.

후성유전은 생명체가 태어난 이후에 환경과 교육에 따라 원래의 DNA의 염기 서열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발현이 조절된다는 학설로 알려졌다. 즉, 인간의 성장과 성격은 환경과 교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폭력물이 나무하는 환경을 속에서 재 아무리 좋은 교육을 한다 해도 인간의 호기심 때문에 착한 유전자 발현이 될 리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폭력을 모르는 착한 유전자 발현’으로 건강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좋은 환경조성과 함께 올바른 도덕적 가치 기준으로 교육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을 위정자와 부모 그리고 교육계를 비롯한 각 사회에서 새롭게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장선일<전주대 의과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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