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겨, 자원으로서의 가치
왕겨, 자원으로서의 가치
  • 김상민 더불어민주당 전북 농어민위원장
  • 승인 2021.02.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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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더불어민주당 전북 농어민위원장
김상민 더불어민주당 전북 농어민위원장

 우리나라 벼농사의 시작은 기원전 1세기로부터 시작된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벼와 가장 친숙한 나라이며 식량 이외에 나오는 부산물 또한 버려지는 것이 아닌 다양한 용도로 활용됐다.

 부산물로 대표적인 것은 왕겨(쌀겨), 미강, 청미(청치), 싸라기, 볏짚 등으로 나뉘는데 왕겨는 축사의 깔개 용도로 사용되며 쌀겨는 동물의 먹이, 또는 가공하여 식품 또는 화장품의 원재료로 사용하며, 청미와 싸라기, 볏짚 또한 가축의 먹이로 사용된다.

 그중 왕겨는 그동안 농업 폐기물로 분류되었는데 RPC 에서는 왕겨를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업자에게 판매하거나 팽연왕겨로 가공하여 부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2021년 3월부터 농업 폐기물이었던 왕겨를 산업폐기물로 변경됨에 따라 앞으로는 RPC나 미곡처리장에서는 왕겨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사업장 폐기물 배출자 신고(올바로 시스템)를 통해 전문 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사용, 폐기물 재활용 제조시설 업체에서 적법 처리해야 한다.

 그간 왕겨는 축사의 깔개 및 가축분의 희석재로 사용하였고, 축사에서 사용한 왕겨는 부숙하여 퇴비화하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왕겨가 축분과 섞이면 축분의 수분을 흡수하지 못할뿐더러 부숙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데 이렇게 된 왕겨를 그대로 토양에 퇴비로 활용하게 되면 악취의 문제도 있지만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정부에서는 퇴비 부숙도 검사를 의무화했고 계도기간이 2021년 3월에 종료된다.

 이에 축산농가에서는 축분처리를 부숙도 기준에 맞춰 반출 또는 자체 처리를 해야 하지만 악취로 인한 민원 때문에 자체적으로 처리하기는 힘이 드는 상황이다.

 앞으로 단순 부숙 왕겨(축분), 또는 일반 왕겨를 퇴비로만 사용할 것이 아닌 자원순환으로서의 가치에 목적을 두었으면 한다.

 왕겨는 보온율이 높아 황토와 혼합하여 집을 짓는 건축 자재 중 하나로 사용되어왔다.

 실제로 신라 시대와 조선 시대에는 석빙고(얼음보관창고)를 건축할 때 왕겨를 사용하여 열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여 내부를 서늘하게 함으로써 얼음의 보존 시간을 높였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왕겨는 보온재로서의 역할은 충분하며, 최근에는 친환경 목조 주택 건축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보온재보다 친환경적인 왕겨 사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또, 2019년 1월 농촌진흥청에서는 미생물을 사용하여 음식물쓰레기를 3일 만에 분해 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왕겨와 가축분을 미생물과 혼합하여 음식물 쓰레기(유기성 폐기물)를 분해하게 되면 냄새의 원인을 약 90% 정도 줄일 수 있으며, 사용 완료된 미생물 혼합제는 현재 시판되는 가축분 퇴비보다 유기물 함량이 약 5%정도 높아 퇴비로서의 활용도가 충분한 것으로 조사 되었다..

 최근 각종 폐기물처리 시설의 가장 큰 문제는 악취 발생으로 인한 민원인데 이 민원 때문에 폐기물처리 시설 인허가 부분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다가와 지자체에서 설치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산업폐기물로 분류된 왕겨와, 유기성 폐기물인 축분, 음식물쓰레기 등을 미생물을 활용하여 분해하여 처리한다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Eco-recycle(자원순환)’으로써의 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벼는 버릴 것이 없다.’ 라고 할 만큼 벼의 활용 가치는 우리의 주식(식량)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식량을 뺀 나머지를 가축의 먹이 등 폐기물로 분류할 것이 아닌 이제는 자원화하는 방법을 구체화하여 농민들의 부가 소득 창출을 제공하는 것 또한 우리 정부에서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김상민<더불어민주당 전북 농어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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