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나뭇잎의 의미
떨어지는 나뭇잎의 의미
  • 이길남 부안초 교장
  • 승인 2020.12.0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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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날 때 나는 무엇을 하는가?

 나뭇가지가 허전하다. 지금은 늦가을이라 곱게 물들었던 나뭇잎도 바람에 떨어지고 어쩌다 한 두 잎이 매달려 떨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계절 중에 가장 쓸쓸한 때를 보내며 우리는 허전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기도 한다. 또 산책을 하거나 조용히 자신만의 공간에서 묵상에 잠기기도 해본다.

 출근길에 서 있는 감나무를 보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다. 잎의 색깔과 같은 초록이었을 때는 몰랐던 감이 가을이면 주황색으로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감을 다 따고 나면 감나무 잎들은 금새 메말라 떨어지기 시작한다. 마치 이젠 할 일을 다 했다는 것처럼.

 감이라는 자식들이 땡감에서 홍시가 될 때까지 폭염도 이겨내고 태풍도 버텨가며 지켜왔던 나뭇잎들이 아무 미련없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 어쩌면 그렇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랑 닮았는지 모른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피고 지는 꽃이 그렇고 하늘을 나는 철새들이 그렇다.

 풍성한 추수의 계절이 지나면 들판은 쉬는 시간을 가진다. 땅에 잎을 떨어뜨린 나무 역시 쉬는 시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쉰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자연이 쉬어가며 돌아가는 것처럼 자연의 일부인 우리들 역시 쉬어가면서 살아간다. 낮에 일을 하고 밤이 되면 집을 찾아 쉬고 또 일을 하는 동안에도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일을 한다.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사람마다의 차이가 많다. 특히 주말을 보내는 시간들은 각자 다르다. 산을 찾는 사람, 바다를 찾는 사람, 건강을 위해 걷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

 요즘에는 인터넷과 SNS 매체의 발달로 각양 각색의 동호회들이 생겨나고 늘어나고 있다. 책과 관련된 동호회 역시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책 읽는 모임, 글을 쓰는 모임, 시낭송 모임 등 전국 각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다 보면 글을 쓰게 되고 글이 모여 자신의 책을 낼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혼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얼마든지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다.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쓸쓸하게 고독을 즐겨보는 것도 좋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채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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