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를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만드는 해법
KBS를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만드는 해법
  • 김선남 원광대 신문방송전공 교수
  • 승인 2020.12.0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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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최근 몇몇 사건으로 인해 공영방송의 역할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KBS는 ‘뉴스 9’의 검언유착 관련 보도에서 오보를 냄으로써 보도의 정확성에 타격을 받았다.

미디어 환경의 급변으로 KBS의 존립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현재, 언론학자로서 그리고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안의 심각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공영방송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보면 최근 KBS의 위상 추락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뭔가 대책을 세워 KBS를 그 설립취지에 맞는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려놓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따져 보고,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는 등, 해법 찾기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방송환경의 급변과 경영환경의 악화 등이 KBS로 하여금 공영방송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특정 프로그램이 10%의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KBS도 역시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경영환경은 시간이 갈수록 KBS에 우호적이지 못하다. 과당경쟁으로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수입도 줄고, 40년간 동결된 TV수신료가 2,500원에 머무르면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사실 KBS는 2004년 이후 해마다 수백억 원씩 적자로 예산을 편성해 왔다. 2019년 사업적자는 759억 원에 달했고, 올해도 그에 못지않은 적자가 예상된다. 이같은 재정적 한계로 품격 있고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돌아간다.

 공영방송 KBS의 역할을 위협하는 시청률 경쟁, 프로그램 부실화, 수익사업 참여, TV수신료 동결, 재정 적자, 신규투자 축소 등은 독립적인 요소들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즉 KBS가 기본재원의 부족으로 인하여 양질의 프로그램을 방송하지 못하면서 수용자의 외면, 재정악화 등은 반복된다. KBS가 공영방송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필요하다.

 응급환자에게 산소 호흡기가 요구되는 것처럼 KBS에게는 적정수준의 재원마련이 절실한 때인 것 같다. 40년간 TV수신료 2,500원이라는 족쇄에 묶여 운신하지 못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재원확보의 문제는 KBS의 사활에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1989년 60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이 2020년 현재 8,590원으로 14.3배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수신료 2,500원의 40년 동결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보인다.

 공영방송 재건에 필요한 기반마련을 위해 TV수신료를 인상해 달라고 요청하는 KBS의 호소가 전혀 무리한 요구로 들리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김선남 교수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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