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을 가득 담은 감나무
가을은 참 풍요로운 계절이다. 잘 여물고 익은 오곡백과를 거둬들인다. 어릴 적 살았던 시골집에는 커다란 감나무가 여러 그루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한 그루는 접붙이기를 해서 한쪽은 단감, 다른 한쪽에는 땡감이 열렸다. 학교 갔다 오면 감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제일 잘 익을 단감을 골라 따 먹었다. 땡감은 아직 떫은맛이 강해서 홍시가 될 때 까지 기다려야 했다. 가끔은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땡감을 따서 소금물에 우리면 떫은맛은 사라지고 제법 아삭하고 살짝 단맛이 감도는 우린 감을 먹기도 했다. 그래도 땡감은 가을 햇살을 가득 담은 홍시가 제 맛이었다.
친구 같은 감나무
열대 지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열매나무가 코코넛 나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감나무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단단한 감으로도 먹고 촉촉한 홍시로도 먹고 말랑말랑한 곶감으로 말려 먹는다. 거기에 감 염색을 해서 옷감을 만들기도 한다. 쓰임새가 참 다양하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지금까지 앞으로도 쭉 가장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 나무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할머니 할아버지 때, 아버지 어머니 때, 그리고 지금 세대에게도 감나무는 모든 세대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반 민선이 시에는 이런 마음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감나무
곽민선
할머니, 할아버지가
검정고무신 신고
재잘거리며
국민학교 걸어갈 때부터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두 팔 들고 반겨주는 감나무 동무
비가 주르륵 내려도 눈이 펑펑 내려도
반겨주는 감나무 동무
함께 놀고, 웃고 공부하는 우리들 동무
친구들 선생님
모두들 친구같이 어울리는 학교는
감나무 같이 정겹습니다.
박성욱 전북과학교육원 파견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