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길의 관광상품화
전북길의 관광상품화
  • 나종우
  • 승인 2015.01.13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건강을 위한 <걷기운동>이 보편화 되고 1988년 7월 한국 걷기본부가 창설되면서 대중문화로서 본격적으로 걷기운동이 시작됐다. 그리고 현재에는 다양한 걷기행사도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러한 걷기 열풍에 힘입어 각 지방에서는 옛길, 둘레길, 올레길 등이 관광 상품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적으로 <걷는 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그리하여 전국 어느 지방이건 나름대로 옛 길의 개발이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고 있으며, 나아가서 이제는 관광상품으로 포장하기에 바쁘다.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충남 홍성군의 ‘숲길 상품화 네트워크 구축사업’이 농림식품부와 지역발전위원회가 공동주관하는 ‘지자체 간 연계협력사업’에 선정돼 서산시와 당진시, 예산군이 공동 추진하는 사업으로 내포문화권에 조성돼 있는 내포문화 숲길의 관광 상품화를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경남 양산지역에서는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을 황산 베랑길을 포함하여 자전거길의 관광상품화와 새로운 랜드마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서울 성북구에서는 서울시 지원을 받아 1970년대 이후 시각장애인 점술가들이 모여 생긴 점성촌의 골목길을 ‘미아리고개 마실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관광 자원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춘천시에서는 옛길 걷기 코스인 봄내길 프로그램을 힐링을 접목한 테마여행 상품으로 운영한다.

우리 전북에도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길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들을 살펴보면 둘레길, 마실길, 순례길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둘레길을 살펴보면 지리산 둘레길을 들 수 있는데 지리산 자락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옛길의 흔적을 되살려 만든 길이다. 지리산 생태보전과 함께 끊어졌던 길을 잇고 보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군산에는 망해산 둘레길이 있고, 익산의 함라산둘레길은 ‘걷고 싶은 명상길’로 스토리가 있는 문화역사 탐방길 조성되어지고 있다.

다음으로 마실길을 살펴보면 먼저 진안고원 마실길을 들 수 있다. 마을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러 나오는 ‘마실’에서 이름을 딴 진안 마실길은 국내 유일의 고지대인 진안은 남한에서는 가장 높은 지역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특징을 살려 이러한 지형속 실제 마을길로 이루어져 있다. 다음으로 부안의 변산 마실길을 들 수 있다. 이 길은 산과 들,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파도소리와 바다냄새, 풀냄새 그윽한 옛 시골길을 자랑한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변산반도 국립공원과 새만금방조제 등 접근성이 뛰어나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음으로 순례길에 대하여 살펴보면 전북의 순례길은 가장 특색 있는 길이라 할 수 있다. 이 길은 한국의 종교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길은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에서 참여하여 대표적인 종교사적지를 돌아보는 뜻 깊은 길이다.

이러한 길 외에 각 지자체마다 나름 특색 있게 이름 붙인 길들이 있다. 전주-한옥마을 둘레길(숨길), 정읍- 덕천면 돌담길, 김제-금구 명품길, 완주- 고종시 마실길, 임실- 옥정호 마실길, 무주- 구천동 옛길, 장수- 뜬봉샘 가는길, , 순창-마실길 등이 있다. 이러한 길들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길들과 비슷한 길들이 전국 어디에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 먼저 아름답게 포장하여 관광상품화하여 알리느냐가 관건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길들의 관광상품화에 소리 없이 진행하는데 반해 아직 우리 전북은 구체적인 길의 관광상품화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전북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길들의 관광상품화는 관광전북을 위한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우선 길에 대한 차별화나 특화를 위해서 길은 막연하게 사계절 다니고 걷는 것이라는 개념보다 일부러 찾아오는 길을 만드는 것이 관광상품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각 지역에서 행하여지는 축제와 그 지역의 길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어차피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매력물로 그 지역의 길을 포장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북도 차원에서 계절별 가 볼 수 있는 길로 나누어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산, 바다, 들 로 특화시킨 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관광, 홍보, 길 등의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숙고해서 만들어 내야 한다. 한 가지 덧 붙인다면 홍성의 경우처럼 지자체간 연계사업도 진지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전북관광을 활성화 시키는 첫 번째 작업이 길의 관광상품화라고 생각해 본다.

 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전주문화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