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공포 확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공포 확산
  • 김상기기자
  • 승인 2013.06.02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생진드기를 매개체로 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감염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및 일본 등지에서 다수의 감염자를 사망에 이르게 해 ‘살인진드기’라 불리던 SFTS 바이러스가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에서도 발견된 지 한 달여 만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SFTS 바이러스 감염 확진환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감염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유사 증상을 보이거나 야생진드기가 서식하는 들판이나 산의 풀숲 등을 다녀온 사람들을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고 있다.

야생진드기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는 해충기피제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 100마리 중 99마리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SFTS에 걸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진드기에 물린 뒤 6∼14일의 잠복기 이내에 38∼40도에 이르는 고열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 및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전북도청도 국내에서 사망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비상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14개 시·군에도 비상대응반을 운영키로 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SFTS의 발생현황과 대처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해본다.

◆ SFTS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

국내 첫 SFTS 바이러스 감염확진 환자는 지난해 8월 숨을 거둔 강원도에 거주하던 당시 63세의 여성이다. 이 여성은 그해 7월 중순과 하순에 3∼4차례에 걸쳐 텃밭에서 작업을 했고, 그 과정에서 벌레에 물린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최근에야 사망원인이 밝혀진 것이다.

당시 38.7도의 고열 상태에서 병원을 내원한 이 환자는 얼굴 발진, 결막 충혈, 목 뒤 벌레물린 자국, 목과 우측 사타구니 림프절 종창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다발성 장기부전 진행으로 사망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두 번째 감염확진 환자는 지난달 16일 제주에서 사망한 73세의 남성이다. 이 환자는 과수원(밀감)과 농장(소)을 운영하며 평상시에도 작업 도중 진드기에 자주 물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2일 발열과 오한, 근육통 발생이 발생해 6일 병원 입원했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10일 증상악화로 중환자실 이동한 뒤 16일 패혈성쇼크로 사망했다.

◆ SFTS 바이러스 감염 의심 현황

문제는 야생진드기를 매개로 한 SFTS 바이러스 감염 사망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4월30일부터 5월28일 자정까지 의료기관을 통해 신고된 의심사례 47건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2명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추가로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검출된 2명 가운데 1명은 SFTS 의심환자로 치료를 받던 중 숨진 82세의 제주도 여성 환자며, 또 다른 1명은 지난달 19일 사망한 경북의 74세 여성 환자다. 이 여성은 사망 3일 뒤인 22일 의심사례로 보건당국에 신고가 들어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들 2명의 감염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 검체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바이러스 분리 결과 2명 모두 감염으로 판정이 내려지면 SFTS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국내 사망자는 4명으로 늘어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월30일부터 5월30일 한 달 동안 접수된 SFTS 의심사례는 58건에 달한다. 신고건수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전북지역 환자 발생 현황

도내에서도 최근까지 2건의 야생진드기에 의한 SFTS 의심 환자가 신고됐지만, 모두 음성으로 확인된 상태다.

군산에 거주하는 A(55·남)씨는 5월23일 SFTS 의심 증세를 보여 원광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 남성은 강원도를 다녀온 뒤 발열과 피부발진, 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동군산병원에 입원했다가 야생진드기 의심환자로 분류되면서 원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후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고, 보건당국은 이 남성의 혈액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5월17일에도 살인 진드기에 물렸다며 무주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 병원에 찾았으나 혈액을 채취해 역학 조사를 벌인 결과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북지역 대응상황

전북도는 SFTS로 인한 사망 사례가 국내에서도 보고됨에 따라 매개체로 알려진 야생진드기가 활동하는 11월30일까지 도청에 비상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14개 시·군에도 비상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비상대응반에서는 주·야간 비상근무를 통해 24시간 상담전화를 가동하며, 의심사례 접수와 함께 민원인들의 궁금사항에 대한 안내도 하게 된다.

현재 전북도는 자체 보유하고 있던 해충기피제 5천개를 1차적으로 각 시·군에 배포한 상태며, 추가 배포할 2차분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물량이 추가로 확보되면 야생진드기 접촉 가능성이 높은 주요 등산로 입구에도 기피제를 비치할 계획이다.

현재 축사와 농가 등 야생진드기 취약지 중심으로 매일같이 방역소독이 진행중에 있으며, 각 읍·면·동장을 통해 SFTS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권고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또한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체험활동 등 야외활동 시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관리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각 지역 교육지원청과 학교에서는 진드기 활동시기인 5월∼8월 중 체험활동 등 야외활동을 할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학생 및 교직원에게 진드기 예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토록 했으며, 관련 내용을 가정통신 등을 통해 학부모에게 적극 안내할 것도 지시했다.

◆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

-긴팔, 긴바지, 양말 등 피부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긴 옷 착용

-등산, 트래킹 등 야외활동 시 기피제를 준비해 뿌릴 것

-작업 및 야외활동 후에 즉시 샤워나 목욕을 통해 진드기를 제거할 것

-작업 및 야외활동 후 작업복, 속옷, 양말 등을 세탁할 것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잠을 자지 말 것

-풀밭 위에서는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해 햇볕에 말릴 것

-논밭 작업 중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말 것

-작업 시 기피제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을 것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