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뇌경색
79. 뇌경색
  • 최영규기자
  • 승인 2012.09.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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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광대학교병원 MRI실
◎뇌경색의 진단

뇌졸중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뇌졸중의 발생 유형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인지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인지를 구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뇌졸중 발생 초기에 응급센터에서 뇌 단층촬영(CT)을 시행하게 되는데, 급성 뇌출혈은 뇌 단층촬영 사진에서 하얗게 관찰되므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반면, 뇌경색 초기에는 뇌 단층촬영에서 병변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급성 뇌경색을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의사의 임상적 판단 하에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최근에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응급센터에서 시행하여 뇌졸중을 진단한다. 뇌 자기공명영상은 뇌경색을 뇌 단층촬영보다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검사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검사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응급상황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1~2일 후 시행하기도 한다. 뇌경색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 단층촬영과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한 혈관촬영을 시행한다. 혈관의 막힘이나 좁아진 정도를 파악하여 뇌경색의 중증도 및 중재 시술 필요성을 평가한 후 의료진이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뇌경색의 내과적 치료

뇌경색 발생 초기에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뇌손상이 점차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발생한 후 3시간 이내에 막혔던 뇌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환자의 혈당과 체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혈압은 정상보다 높게 유지한다. 손상된 부위에 회복 가능한 뇌조직이 남아있을 수 있는데 그 곳으로 혈액공급을 충분히 해주기 위해서 수축기 혈압 200 mm Hg, 이완기 혈압 140 mm Hg을 초과하지 않으면 약물로 조절하지 않는다. 수일 후 혈압은 저절로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며, 뇌경색이 발생한지 7~8일 후에도 혈압이 높다면 혈압조절을 위해 항고혈압제의 투여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색전증(심장이나 경동맥으로부터 핏덩어리가 떨어져 올라가 뇌혈관을 막는 것)이나 혈전증(핏덩어리가 생겨서 혈관을 막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초기부터 투입한다.

◎뇌경색의 외과적 치료

뇌경색 환자에서 작은 뇌혈관이 막힌 경우 혈전을 녹이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경동맥이나 대뇌동맥과 같은 큰 혈관이 막힌 경우는 다음의 두 가지를 고려하여 치료를 하게 된다. 첫째,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어서 뇌가 어느 정도 적응된 상태라면 뇌혈관 확장능력검사(그림 1)로 환자를 선별하여 수술로서 치료한다. 둘째, 갑작스럽게 막힌 경우 발병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정맥에 혈전용해제(r-TPA)를 주사하고, 발병 3~6시간 이내에는 뇌동맥이 막힌 곳까지 작은 도관을 삽입한 후 혈전용해제나 기구를 이용하여 혈전을 제거한다.

서서히 큰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에는 뇌에 혈액공급이 감소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뇌 밖의 동맥을 박리하여 뇌혈관에 연결시켜 주는 방법(EIAB)을 이용한다(그림 2). 경동맥이 좁아진 경우에는 수술로 좁아진 부분을 노출시켜 직접 혈전덩어리를 제거해 주는 방법(carotid endarterectomy)(그림 3)과 혈관내수술법으로 풍선을 이용하여 동맥을 넓혀주고 스텐트를 넣어주는 방법(그림 4)이 있다.

◎뇌경색의 2차예방

뇌경색이 한 번 발생했던 환자는 재발 가능성이 높다. 뇌경색 환자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이차예방이라고 한다. 이차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뇌경색의 위험인자를 찾아서 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뇌경색 위험인자란 뇌경색의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을 의미하는데,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심장질환(심근경색증, 심부전, 판막질환), 심방세동, 과음 등이다. 뇌경색으로 입원하는 환자는 이러한 위험인자들을 확인하여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퇴원 후 뇌경색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엄격한 혈압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혈압 조절을 위해서는 싱겁게 먹기와 항고혈압제의 꾸준한 복용이 필수적이다. 흔히 처방하는 항고혈압제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칼슘채널 차단제 등이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계열 약물은 혈중 지질 개선 효과 이외에도 동맥경화를 억제하고 뇌경색을 예방하는 뛰어난 효과가 있다. 따라서 동맥경화가 있는 환자들에서는 스타틴 계열 약물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뇌경색 환자에서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트리플루잘, 실로스타졸 등의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여 사용해야 한다. 심방세동이나 심장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뇌경색의 경우에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약물보다 와파린(쿠마딘)이라는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항응고제는 항응고작용이 저하되면 뇌경색 예방 효과가 적으며, 반대로 항응고작용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출혈의 발생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뇌경색 환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항응고제의 용량 조절 및 지속적인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도움말: 원광대학교병원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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