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폭염
70. 폭염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07.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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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사병 의심환자를 전주병원 응급실로 이송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발생하는 질환이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이다. 온열 질환에는 열사병, 일사병이나 열탈진, 열실신, 열경련, 열부종이 있다. 여름철 고추따기 등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계절에 흔히 발생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는 폭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노약자 등 폭염에 취약한 계층에서는 무더운 날씨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증상이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 요령을 알고 있는 것이 최악의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전주병원 응급의학과 임상택과장을 통해 폭염환자 조치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목숨 앗아가는 폭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부터 9월 3일까지 폭염피해로 진료를 받은 온열질환자는 총 443건, 사망자는 6명이 발생했다.

온열질환자 발생은 성별로는 여자(118건, 26.6%)보다 남자(325건, 73.4%)가,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남자(79건, 17.8%)에게서 많이 발생했다. 발생장소로는 실외 발생 건(349건, 78.8%)이 실내 발생 건(94건, 21.2%)보다 많았다.

온열질환자 중 남자의 경우 폭염피해 발생 장소로는 실내·외작업장(156건, 48%)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발생 시간대는 12-15시(154건, 34.8%), 15-18시(146건, 33.0%)에 많이 발생했다.

올해는 때 이른 폭염으로 6월에만 전국적으로 46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6월 3주차 온열질환자는 총 22명으로 열사병과 일사병 6명, 열탈진 8명 등이다. 10명 중 8명은 남자 환자이며 50대 이상이 50.0%로 나타났다.

▲응급상황대처법

폭염에 의한 질환이 의심될 때는 먼저 목숨이 위험한 긴급사태라는 것은 인식해야 한다. 중증의 경우 구급대를 요청하고, 현장에서 환자의 몸을 차게 식혀야 한다.

환자에게 두통, 현기증, 실신, 근육통, 근육경직과 불쾌한 기분, 구역질, 구토, 권태감, 허탈감, 높은 체온 현상이 발생하면 의식을 확인하고 구급대를 요청한다. 구급대 도착 전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이동한다. 이후 옷을 벗겨 열방출을 돕고, 노출된 피부에 물을 뿌리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힌다. 본인이 수분을 섭취할 수 있을 경우 수분을 공급한다. 의식이 없을 때 물이나 이온 음료를 섭취할 경우 기도로 흘러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수분 섭취는 절대 금물이다.

▲열사병

사람의 몸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체온을 조절하는 체온조절중추가 있기 때문에 일정한 체온을 유지한다. 그러나 체온조절중추의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장시간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거나 지나치게 더운 장소에 오랫동안 있게 되는 경우 체온조절중추가 능력을 상실해 비정상적으로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의식저하가 발생하고, 피부가 건조하고 땀이 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열사병이 나타나기 직전 증상으로 두통, 어지러움, 구역질, 구토, 경련, 시력 장애 등이 있다. 의식이 흐려지고 몸은 뜨겁고 건조하며 붉게 보인다. 호흡이 느리며 혈압이 떨어지기도 한다. 고온상태가 지속되면 경련, 호흡 장애, 급성 신장 손상, 급성 간 손상 등이 발생하며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고 사망할 수 있다.

갑작스런 더위, 높은 기온, 약한 바람, 높은 습도의 날씨에 열사병이 잘 발생한다.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직접 태양에 노출되거나 뜨거운 차 안, 찜질방 등에서 강한 열에 장기간 노출되면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인, 영유아, 비만, 만성 질환자들에게 잘 발생한다.

야외에서 열사병이 발생하면 환자의 체온을 내려주며 의식이 없는 환자인 경우 기도유지와 호흡보조를 해주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환자의 체온을 내려주기 위해 의복을 제거하고, 분무기로 피부에 물을 뿌려주고, 부채질이나 선풍기 바람을 이용하여 체온을 낮추거나 큰 혈관이 지나가는 목, 겨드랑이 부위 등에 아이스팩을 이용해 신속히 체온은 낮춰준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물을 포함한 어떠한 물질도 섭취 시켜서는 안 된다.

▲일사병

어지러움이나 두통, 구역, 구토, 피로감, 무기력감, 눈의 충혈, 안면 창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서 피부가 차갑고 땀이 나면 일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중증인 경우 빈맥, 과호흡, 저혈압, 근육통, 경련, 실신 증세가 나타난다.

환자가 발생하면 최대한 빠른시간 내에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이동시켜야 한다. 겉옷을 모두 벗기고 꽉끼는 의복은 느슨하게 풀어주며, 휴식을 취하게 한다. 의식이 있으면 입을 통해 수분이나 전해질 용액을 충분히 섭취시킨다.

<기고-여름철 무더위에 노약자, 만성질환자 휴식이 최고>

▲ 전주병원 응급의학과 임상택 과장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의해 폭염의 발생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어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심혈관질환의 악화 또는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폭염에 취약한 사람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온열질환에 대해 이해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사병과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농촌에서 혼자 살면서 혼자 농사일을 하고 있던 중 일사나 열사병이 발생하면 도움을 요청할 길이 없어 특히 주의가 요망된다. 대부분의 열사병에 의한 사망자들은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자나 노약자는 폭염피해를 받으면 열사병에 의해 쉽게 죽음에 이를 수 있어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폭염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는 가볍게 하고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신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염분과 미네랄을 보충한다.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는다. 무더운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한다. 부득이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와 물병을 반드시 휴대한다. 낮 12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한다. 특히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는 오후 6시까지 야외활동을 피한다. 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하고 냉방기기를 적절히 사용해 실내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한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의 강도를 조절한다. 노인, 영유아, 비만자,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투석환자 등) 등은 주변 사람이 각별히 살핀다. 주정차 된 차에 어린이를 혼자 두지 않는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에 즉시 구조를 요청한다.

열사병이 발생했다고 생각되면 최우선적으로 구급대를 통해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진원기자 savit57@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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