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구간 참여 하청업체 줄부도
정읍구간 참여 하청업체 줄부도
  • 김호일·김경섭기자
  • 승인 2011.08.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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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고속철도 정읍 4-4구간 공사현장으로 (주)한지중공업 하청업체로 참여한 업체 가운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개 업체가 공사를 포기하고 떠났으나 1개 업체는 부도처리됨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다.
▲호남고속철도 정읍 4-3구간 공사현장.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 정읍구간에 참여한 하청업체가 잇따라 부도나면서 이 업체와 관련된 지역 건설업체와 주유소, 식당 등이 수십억여원을 받지 못해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호남고속철도 4개 공구 가운데 2개 공구사업에 참여한 하청업체의 부도와 함께 나머지 2개 공구도 임금 및 장비대금 등을 제때 주지못하고 있는가 하면 관내 건축장비 사용 외면 등으로 지역 건설기계 업체와 마찰을 빚고 있어 호남고속철도 공사가 계획대로 추질 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정읍 호남고속철도 공사 현황

정읍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호남고속철도사업에 총 7천9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모두 4개 구간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의 시행사로 ▲삼성물산(주) ▲쌍용건설 ▲(주)KCC건설 ▲(주)한진중공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4-1 구간인 감곡면 유정리에서 정우면 대사리까지 공사를 맡고 있는 삼성물산(주)은 총 2천456억1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오는 2012년 10월에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또 쌍용건설은 4-2 구간인 정우면 대사리에서 농소동까지 총 2천6억100만원의 공사비를 투자해 2112년 7월까지, 4-3 구간을 수주한 (주)KCC건설은 농소동에서 삼산동까지 총 1천490억8천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오는 2013년 2월까지 각각 공사를 마무리하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한진중공업 삼산동에서 입암면 등천리까지 총 1천999억6천8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3년 4월까지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읍지역 4개 공사구간에서는 교량공사를 비롯해 노반시설공사, 지하도가설공사, 터널굴착공사 등이 한창 진행중이며 지난달까지 공정률은 구간별로 11.3%에서 최고 55%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청업체 부도 현황

정읍지역 4개 공구 가운데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가 부도난 곳은 4-1과 4-4 공구 등 2곳이다.

이 가운데 4-1 공구 시공사인 삼성물산(주) 하청업체로 참여했던 D업체는 지난 6월 말 최종 부도처리된 후 법원에 화의를 신청한 상태다.

이 업체 부도로 인해 정읍지역 근로자와 중장비 업체, 주유소, 식당 주인들이 받지못한 미수금은 48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원이 화의를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미수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지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이 업체부도로 인한 미수금 유형별로는 노임 5억4천만원, 장비대 18억2천만원, 자재대 13억원, 주유소 및 식당 등 기타 11억8천만원 등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삼성물산(주)로부터 공사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4-4 공구에서 (주)한지중공업 하청업체로 참여한 업체 가운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개 업체가 공사를 포기하고 떠났으며 1개 업체는 부도처리됨에 따라 이 업체와 거래했던 주유소와 중장비업체, 식당 등이 받지 못한 미수금은 4∼5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부도난 업체와 거래했던 중장비업체도 총 3억 가운데 시공사로부터 30∼40%만 받고 체불을 청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등 하청업체 부도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지역에 있는 A주유소의 경우 지난해부터 (주)한진중공업 6개 업체에 공급한 기름값은 무려 3억원대에 이르고 있으나 이 가운데 1억여원은 결제일을 넘긴 상태다.

A주유소 대표는 “하청업체 부도가 잇따르고 있어 거래하는 업체도 언제 부도가 날지 몰라 불안하다”며 “안심하고 이들 업체와 거래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부도 원인 대책

정읍지역에서 추진되고 호남고속철도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들이 잇따라 부도처리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우선 공사를 따내고 보자’는 식의 저가입찰로 공사를 따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사업은 그동안 장기불황에 빠져있던 건설업계에는 ‘단비’와 같은 호재중 하나다. 이에 따라 소규모 업체들은 시공사들이 입찰을 할 경우 공사를 따내기 위해 다른 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는 등 공사 수주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수주를 통해 재무 건전성이 크게 떨어진 업체가 공사를 수주할 경우 경영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공사를 중단하거나 파산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공사를 수주한 대부분 소규모 업체들이 10개에서 많게는 20곳에 이르는 공사현장에 참여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1∼2곳이 자금압박을 받을 경우 다른 사업장으로까지 자금난이 확산되면서 부도 처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하청업체로 참여하는 업체에 대한 채무 건전성 등을 파악하기는 사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전제하며 “국책사업인 호남고속철도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청업체가 부도날 경우 법적인 책임이 없지만 미수금이 하루빨리 지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 생계위협 받아

“임금뿐만 아니라 장비사용료 체불이 장기화됨에 따라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호남고속철도사업 정읍구간 4-1구간 공사에 참여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건설기계지부 김종태 정읍지회장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동안 덤프트럭으로 일을 했으나 하청업체가 부도나기전부터 임금을 주지 않아 5천여만원 받지 못하고 있다”며 “임금체불이 장기화되면서 카드 연체까지돼 생계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덤프트럭을 공사현장에 투입하면서 하루 평균 20만원씩 총 2천300만원에 기름값을 카드로 결제했으나 하청업체로부터는 단 한푼도 받지못해 카드대금을 갚지못해 카드 사용이 중지된 상태다.

“올초에 1억원대에 이르는 덤프트럭을 할부로 구입했다”는 이모(44)씨는 “4-1공구에서 월급과 장비사용료 등을 받지못하면서 한달에 300만원씩 갚아야할 할부금을 내지 못해 차량을 압류당할 처지에 놓인 만큼 시공사 나서 미수금을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읍=김호일·김경섭기자 kskim@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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