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347> 넌 활짝 열려 있었다
평설 금병매 <347> 넌 활짝 열려 있었다
  • <최정주 글>
  • 승인 2005.04.2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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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매화(梅花)와 매화(賣花) <16>

“제가 어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비록 청루엘 들락였으나 사내는 진정 처음입니다. 아저씨는 청루에 자주 다니시니까 소문은 들어보셨을 것이 아닙니까? 누가 저하고 잠을 잤다고 말하던가요?”

계저의 말을 듣고 보니까 따는 옳다는 생각도 들었다. 계저같은 명기하고 잠을 잔 사내가 있다면 소문이 안 났을 리가 없었다. 사내란 계집하고의 잠자리 일을 가지고는 입이 가벼웠다. 어느 청루의 어떤 기생과 잠을 잤는데, 그 계집의 아랫녁이 어떻더라는 말은 사흘이 못 되어 퍼지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계저라는 이름은 들어 본 일이 없었다.

색탐은 해도 풍류는 즐기지 않은 서문경이었지만, 청아현의 청루에서 비파를 연주하는 계저라는 기생의 아랫녁이 어떻더라는 소문은 들어본 일이 없는 것이었다. 응백작이나 사희태같은 건달에게서도 계저의 이름은 들어 본 일이 없었다. 청아현에 기생이 새로 오면 제일 먼저 알려주던 두 놈이었지만 조금 전 화자허네 집에서 말고는 계저라는 이름을 들어 본 일이 없었다.

“사내와의 잠자리가 이런 것이었군요. 내 안이 꽉 찬듯한, 길쭉한 몽둥이가 창자를 휘젓는듯한, 그러면서도 온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이런 것이었군요. 이 작은 것이 그렇게 커질 수도 있는 것이었군요.”

계저가 눈을 번들거리며 서문경의 물건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음탕한 기운은 느낄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사내를 겪고 난 계집의 경이로움같은 것이 물씬 묻어나고 있었다.

‘이 아이가 정말 첫날밤을 치룬 것일까? 내가 정녕 첫 사내였을까?’

서문경이 그런 의구심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저씨는 아직도 절 의심하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숫처녀가 아니었다고 믿고 싶은 것이지요?”

계저가 물었다.

“솔직히 그렇구나. 네 옥문은 기가막히게 좋았다만, 처음으로 사내를 받아들이는 기색이 아니더구나. 네가 아는지 모르겠다만 사내와 계집이 처음으로 합궁을 할 때면 몇 가지 거쳐야하는 통과의례같은 것이 있단다.”

“그것이 무엇인데요?”

“우선 여자에게는 처녀막이라는 것이 있어, 처음 사내를 받아들일 때 그것이 터지면서 출혈이 있는데, 넌 그것이 없었다. 처녀막이란 것이 무엇이냐? 말하자면 숫처녀의 대문같은 것인데, 넌 활짝 열려 있었다.”

“그러니까 여자의 첫 대문은 사내의 이것으로만 열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계저가 서문경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그렇지. 네가 제대로 알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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