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354> 한번 맛 보고 싶지 않느냐?
평설 금병매 <354> 한번 맛 보고 싶지 않느냐?
  • <최정주 글>
  • 승인 2005.04.29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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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매화(梅花)와 매화(賣花) <23>

“예, 아씨.”

금동이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사내란 입이 무거워야한다. 저녁의 일을 주인 어른이 알고 매로 때려도 잡아떼야한다. 만약 네가 저녁의 일을 사실대로 말하면 넌 죽는다. 끝까지 잡아떼면 그나마 살 길이 생겨도 안 그러면 죽는다.”

반금련이 단단히 겁을 준 다음에 향주머니와 은자 한 냥을 금동이에게 주었다.

“차고 다니거라. 그걸 차고 있으면 네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날 것이다. 그러면 향기를 맡은 계집들이 네가 좋다고 덤벼들 것이니라. 은자는 잘 간직했다가 집에 가져다 주거라. 그것이면 가난한 네 부모가 한 달 양식은 살 수 있을 것이니라.”

“고맙습니다, 아씨. 죽을 때까지 은혜는 잊지 않겠구만요.”

“내일 밤에도 오거라. 내가 맛 있는 만두를 실컷 먹여주마.”

반금련이 금동이의 입술에 입을 맞춘 다음에 돌려보냈다. 제법 떡 벌어진 금동이의 어깨를 보며 반금련이 생긋 웃었다.

다음날부터 금동이가 밤마다 반금련의 방을 찾아왔다. 금련이 맛 있는 음식과 향기로운 술을 준비해 놓았다가 먹이고 한바탕 살풀이를 하고 돌려보냈다. 밤마다 그런 짓이 되풀이되자 바로 옆방에서 자고 있는 춘매가 모를 리가 없었다. 하루밤은 반금련이 질펀한 살풀이를 마치고 막 금동이를 보내고 홍주 한 잔을 따라 마시는데 춘매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씨,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주인 어른이 아시면 아씨는 죽습니다.”

“사람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한번 죽지 두 번 죽겠느냐?”

“금동이가 그리 좋습니까?”

‘암, 좋구말구. 너도 주인 어른과 합궁을 해봐서 알것이다만 사내의 물건이 계집의 옥문을 가득히 채우는 맛이 있어야 그 짓을 할 때 기분이 좋지 않으냐? 헌데 주인 어른의 것은 내 옥문을 채우지를 못했느니라. 내 비록 좋은 척 감청은 내질렀다만, 그건 주인 어른이 기분 좋으라고 일부러 낸 소리고 난 늘 아쉽고 서운했니라.“

“금동이가 정말 좋더란 말씀이지요?”

춘매 년이 눈을 번들거리며 물었다. 그 순간 반금련의 뇌리로 춘매의 입을 막을 방법이 스쳐갔다. 그것은 금동이 놈을 춘매와 붙여주는 것이었다.

“암, 좋구말구. 금동이 것에 비하면 주인 어른은 어린 아이라니까. 어떠냐? 너도 금동이 것을 한번 맛 보고 싶지 않느냐?”

“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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