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교육감 “학교 자치 실현하겠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학교 자치 실현하겠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8.06.17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내에서 최초로 교육감 3선 도전에 승리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앞으로 4년을 ‘성장한 전북 교육’으로 표현했다. 지난 15일 전북도교육청에서 만난 김 교육감은 그동안 열띤 선거운동으로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될 새 임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전북 교육의 현안과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단단히 고삐를 죄고 있었다. 김 교육감은 이번 선거 결과를 지난 8년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객관적인 판단이었다고 진단하며, 향후 4년은 이러한 여론들을 수렴해 ‘한 단계 더 발전한 전북 교육’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정권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으며 불통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결국 승리를 거머쥔 그는 “자신이 확고히 지켜온 신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육감은 다시 한 번 자신을 지지해 준 도민들의 뜻을 매 순간 기억하며, 초심 그대로 마지막 4년을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편집자 주

지난 2010년 첫 진보교육감이라는 타이틀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김 교육감은 이후 4년 뒤 여유롭게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3선 도전은 그에게 많은 생각과 고민을 따르게 만드는 결정이었다. 올해 초 출마 선언을 할 당시 그는 “전북 교육이 어떤 저항에도 버틸 수 있는지 물었을 때 아직 아니라는 판단을 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출마하게 됐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운동 34일 동안 그는 수많은 유권자를 만났고, 지난 8년에 대한 여러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군, 면 단위를 가도 알아봐 주는 유권자들에게는 더없이 많은 고마움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 교육감은 도민들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지난 8년 나 또한 많이 배우고 성장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돌이켰다.

김 교육감은 지금까지 줄곧 줄세우기 교육, 치열한 입시 경쟁 등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삶을 바꿔야 한다고 주창해왔다.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길 바란다’는 열망 하나로 여기까지 오게 된 그에게 여전히 그 바람은 유효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철학에 대해 추상적이고 이상적이기만 하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그의 철학에 대다수 도민들이 공감한 것일까. 이번 당선은 그가 추구해온 신념과 철학에 대한 믿음, 지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과 실제 학교 현장 간의 괴리감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김 교육감 또한 이 점에 대해 공감하며, 학교 현장과 아이들, 교사, 학부모들과 더 많은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선 김 교육감은 지난 8년을 전북 교육을 큰 틀에서 정의와 청렴으로 안착시켰다면, 이제는 학교 자치를 실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학교 자치 실현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올바르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교육 정책은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보완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책 추진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 앞으로 그의 계획이다.

특히 학교와 지역을 동반자 관계로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학교는 지역의 교육자원을 학교교육과정 안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고, 지역사회는 교육적 기능이 최대한 발현되도록 진로교육, 방과 후 활동, 돌봄과 공공복지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로드맵이다.

이를 위해 김 교육감은 지역교육청과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자치단체와 교육청에 협력 업무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 인권과 교사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대책 또한 이번 임기에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지난해 김 교육감은 ‘학생 인권만 중시하고 교사 인권은 소외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학교자치 조례 제정을 추진해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 참가를 보장하도록 법률 개정에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사, 학부모, 교육전문가로 구성된 학교자치 활성화 지원단을 꾸려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교직원회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교권 침해 행위가 발생할 시 엄중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원권익지원시스템을 구축, 법률 상담을 위한 변호사와 심리치유를 병행할 전문상담사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선거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학력 저하에 대해 김 교육감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할 것이 아니고 게임처럼 재밌는 것으로 인식시켜주고,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 교육감은 학교급별 지원 계획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PISA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면 우리 학생들은 꽤 높은 편이지만 학습 흥미도는 매우 낮다”며 “아이들이 성장과 배움에 있어서 성적 중심보다는 각자의 삶에 대한 가치 실현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력 저하 문제는 성적이 낮은 일부 학생들을 두고 심각한 문제로 치부해 버린 것이다”며 “‘공부 못한다’는 이야기보다 학생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스스로 공부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북교육청은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첫걸음학교’, 학습 더딤학생들을 지원하는 ‘느루동행학교’, ‘또래학습’ 등의 정책을 보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체계적으로 추진해 한 명의 학생도 학교를 떠나지 않도록 도울 방침이다.

김 교육감은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 알파고, 인공지능 등의 키워드가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시대가 아무리 발전해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은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다”며 “전북의 아이들은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알고, 주체적으로 자신이 뭘 추구하며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 교육 하면 ‘전북’을 떠올릴 수 있는 그 날을 꿈꾼다”며 “가장 모범적인 교육 도시로 안착시키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3선에 대한 무게감,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는 김 교육감. 그는 앞으로 4년에 대해 “한 뼘 더 성장한 전북 교육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김승환 교육감 프로필>
- 1954년 1월 30일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출생, 6개월 후 전북 익산으로 가족 이사
- 1987년 2월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졸
- 2014년 7월 ~ 제17대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감
- 2010년 7월 ~ 2014년 6월 제16대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감
- 2009년 3월 ~ 2010년 6월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9회 전주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 위원장
- 좌우명: 여한 없이 살자
- 취미 : 독서
- 부인 이인숙 여사 사이에 1남 1녀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