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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The 깊은 생각
국회적폐는 어쩔 셈인가
송일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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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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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촛불혁명’은 잘못된 관행과 부패를 청산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시대정신을 일궈냈다. 새로 들어선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되면서 우리나라 곳곳이 변화와 혁신의 물꼬가 되었음도 사실이다.

이 땅의 민초로서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아찔하기만 하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드러나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는 지금쯤 어떻게 되어 가고 있을까.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들에게는 국민들은 항상 저만큼 뒷전에 밀린 초라한 존재에 불과했다. 비선실세들이 쥐락펴락했던 국정농단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우리나라의 불행은 해방 이후 한 번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에서 비롯된다. 역사의 고비마다 정권과 추종자들의 불행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참담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교훈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터이지만, 그때마다 손아귀에 쥔 권력을 군림하기 위한 수단으로 썼던 정치가들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 세계 어떤 나라보다 민주적 역량을 갖춘 국민이라는 찬사가 부끄러울 정도로 우리들은 번번이 실수를 하고 말았다. 정치가들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망국적인 집단의식의 노예가 되어 투표권을 행사한 잘못이 우리에게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새정부의 ‘적폐청산’은 그 의미가 크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하기 위해서는 지난날의 잘못과 부패를 청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었다. 그래야만 희망의 미래로 발걸음을 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계는 물론이고 행정과 사법 분야에서 보인 적폐들을 보면 숨통이 막힌다. 저절로 ‘이게 나라냐?’는 탄식을 하게 한다. 게다가 기업의 갑절, 미투운동은 우리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그런데, 여전히 개혁과 변화와 동떨어진 곳이 있다. 필자로서는 국회와 국회의원들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일련의 사태들에서 절망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어찌 필자만의 일이겠는가. 제대로 된 국정논의는 없고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해괴한 논리에 빠진 정치행태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온 국민이 공분(公憤)하고 있는데도 그들은 요지부동이다. 청년들에게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해버린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보자. 이게 그냥 넘어갈 일인가. 골방이나 고시원에 들어박혀서 취업준비에 고생하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의 실낱같은 희망을 싹둑 잘라버린 것이 채용비리에 관여한 국회의원들이었다.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거드름을 피웠던 그들의 죄는 마땅히 물어야 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그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이다. 당사자들이 소속된 정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여 그들을 감싸고 말았으니 놀랄 일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적폐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 국회다. 그들은 ‘제 밥그릇 지키기’ 위한 맹목적 동료의식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받아야 했다. 가진 자와 뒷배가 든든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승자독식의 사회를 선도한 의원들에게 방패가 되어둔 국회를 보면서 국민들은 분노하고 슬퍼한다. 왜 그들은 우리부터 깨끗해지자고 결의하지 못하는가.

또 사법부의 판결을 받은 국회의 특수활동비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못하는가. 아무개는 쓰고 남아서 아내에게 살림 밑천으로 주었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 의원들이 많은 것일까.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아직도 특수활동비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제멋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일반 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는 매월 전산망에 공개되고 있는 것을 국회의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법을 잘 지키면서 국민들을 선도해야 할 그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하는 것은 분명한 적폐다.

약자인 노동자들은 무노동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여러 가지 제한을 받는데 그들은 걸핏하면 국회를 공전시키면서도 엄청난 세비를 받는 것일까. 시급히 제정되기를 바라는 민생법안들은 그들의 책상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정쟁(政爭)만을 일삼는 국회는 아무리 보아도 국민을 위한 국회가 아니다. 이것 또한 국회 적폐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국회는 그렇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인가.


송일섭(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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