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죽여 부르는 영가 ‘시의 고독과 절망’
숨 죽여 부르는 영가 ‘시의 고독과 절망’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5.23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 이 책은 시인들의 묵시록이다. 아니 이 책은 시인들이 숨 죽여 부르는 영가이다. 아니 이 책은 저들의 눈물과 피와 불면과 상처를 기록한 심서이다. 아니 이 책은 시인들의 사랑을 적은 묘비명이다.”

 양병호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시의 고독과 절망(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3만2,000원)’의 서문을 통해 이 같이 정의했다. 총 4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묵직한 책에는 사랑을 먹고 마시며, 사랑 때문에 살고 죽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 있다. 시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고, 시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몸부림친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는 글이다.

 저자는 시인론과 작품론으로 나눠 책을 구성했다.

 시인론에는 선비정신의 줏대로 살아온 한국문학계의 어른 최승범 시인을 비롯해 이운룡, 이소애, 이동희, 이원철, 김대곤, 유인실, 김월숙, 김미옥, 이승철, 노용무 시인이 남긴 시 정신과 작품을 분석한다.

 김 교수는 이운룡 시인의 ‘어안(魚眼)을 읽다’에 대해 “세계, 자아 존재, 이상을 긴밀한 사유를 통해 탐구한 시집”이라고 해설을 붙였고, 이소애 시인에 대해서는 “언어에 대해 매우 민감한 촉수를 지니고 있어 다양하고 다채로운 은유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인해 활발하고 역동적인 상상력의 감동을 성취한다”고 평했다.

또 이동희 시인의 시집 ‘차가운 그림 문자’에 대해 “언어에 대한 민감하고 섬세한 관심과 집중이라는 공통항이 관통하고 있다”면서 “세상사에 관심이 많은 시인의 섬세한 관찰과 응시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히고 있다.

 작품론에서는 ‘자연의 상징을 통해 상상하는 삶의 의미’, ‘시간, 관념과 실재 속에 유랑하는’,‘공간, 동굴 혹은 우주를 향한 상상의 지리학’, ‘위기에 처한 존재와 세계에 대한 성찰’등 총 11개의 테마를 잡아 순결한 영혼을 지닌 시인의 다채로운 작품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