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문연구회, ‘타자의 초상’전
사진인문연구회, ‘타자의 초상’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5.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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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중심에서 차별받는 소외된 자들
김혜원 - 수몰민
 사진인문연구회에서 주관하는 백인백색 기획시리즈 4 ‘타자의 초상’ 사진전이 23일부터 6월 3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 참여 작가는 백제예술대 강용석 교수, 김혜원 사진가, 조현아 사진가, 차경희 사진가 등 4명이다.

 이들 사진가는 여성이나 이주민, 노동자 등과 같이 권력의 중심에서 소외되고 배제돼 차별받고 억압당하는 타자들을 프레임에 담아내고 있다.

강용석 교수가 선보이는 작품은 ‘동두천 기념사진’이다.

 전쟁의 기억을 프레임에 담아온 그는 외화벌이 성 노동자라는 최하위 계층의 양공주를 촬영하며 타자의 초상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 1984년 동두천 보산리 미군 부대 근처 술집에서 촬영한 양공주의 초상사진을 통해 주한민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의 분단 현실과 한국사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김혜원 사진가는 1997년 진안군 용담 지역의 수몰민을 촬영한 사진으로 타자의 초상에 접근한다.

 이들 수몰민들은 자본주의 산업화 과정에서 중심의 질서에 포함되지 못한채 낙후된 주변으로 배제된 인물들이라는 시각이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떠나 강제 이주된다는 점에서, 수몰민들은 산업화 시대가 양산한 이산민이자 디아스포라로 기억되고 있다.

 조현아 작가가 선보이는 ‘동두천 나이지리아’는 인종적 측면이 부각된 타자의 초상이다.

 미군기지가 인접한 동두천 보산동에 거주하는 나이지리아 출신 이주민이 주 촬영 대상으로, 비인간적이고 반인권적인 상태에서 생활하는 그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이주노동자라는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닌, 인물의 내면성에 주목하고 있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차경희 작가의 ‘푸른 방’은 성별 특성을 고려한 타자의 초상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전근대적 가부장제에 머물러 있는 한국 사회가 남성중심주의 시각으로 여성을 억압하고 통제해 타자화하는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방안의 침실과 액자, 구두 등 일상의 소품들은 자율적 자아를 찾는 여성들의 자기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혜원 사진가는 “이번 전시에 초대된 4인의 사진가는 각기 상이한 초상사진의 재현 전략을 통해 정치, 경제, 계층, 성별 등에서 초상의 의미를 발견하고 근대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이면과 허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26일 오후 4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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