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제대로 가 본 적은 있어요?”
“사찰, 제대로 가 본 적은 있어요?”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5.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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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찰을 돌며 불교 멋 알리는 전북 출신 청년
 “군대에서 주말마다 법당을 가게 됐는데 자연과 하나 된 사찰에서 느끼는 안락함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불교는 타 종교와 달리 자신들의 교리 등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전국을 돌며 사찰의 아름다움과 멋을 대중에게 알리는 전북 청년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나투다픽처스 강산(29) 대표. 대한민국 사찰여행 프로젝트인 ‘아이고절런(IGO절RUN)’를 기획한 그는 3년 전 촬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20여편이 넘는 사찰 탐방 등 불교 관련 콘텐츠 영상을 제작해 알리고 있다.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코믹하게 영상으로 편집·제작해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쉽게 풀어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특히 강 대표는 10년 넘게 브레이크댄스를 췄던 프로 ‘비보이’라는 특이 경력 소유자로 그만의 매력을 고스란히 영상에 녹여냈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강 대표와 사찰의 만남. 그를 직접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 대표와 사찰과의 인연은 군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력을 인정받아 공군 Bboy 특기병 뽑힌 그는 군 복무 기간 전국을 돌며 수많은 공연을 다녔다. 주말에도 종종 공연을 나가 ‘휴식’이 절실할 시점. 군대 내에서 편안함을 찾았던 곳이 바로 ‘사찰’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불자도 아니었던 그는 주말에 절에 들러 사찰이 주는 편안함에 자신만의 ‘힐링’을 느끼곤 했다.

 이후 제대를 한 강 대표는 번뜩이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자신의 힐링 장소였던 사찰을 탐방해 여행 형식으로 보여주면 대중도 흥미를 느끼지 않을 까란 생각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게 바로 ‘아이고절런(IGO절RUN)’이다. 말 그대로 본인이 직접 절(사찰)에 방문해 좋은 사찰을 소개해주겠다는 것. 현재는 콘텐츠를 넓혀 사람들과 모여 다같이 사찰 여행을 가는 ‘위고절런(WEGO절RUN)’,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불리버리(불교+딜리버리)’, 스님의 조언을 담은 ‘선문선답’까지 이어가 불교 전반의 문화를 다루고 있다.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통통 튀기는 행동과 독특한 복장으로 무장한 강 대표의 겉모습을 보고 몇몇 스님과 사찰 관계자는 인터뷰를 고사하기도 한 것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불자가 아니란 이유로 촬영이 쉽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그는 “초기에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종종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작업을 통해 현재는 스스로 불자라고 말할 만큼 신심이 깊어졌고 이제 대중 앞에서 불교를 홍보하는 열혈 청년이 됐다. 강 대표는 “지금도 사찰 촬영을 할 때 몇몇 관계자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서 “그럴 때마다 자신의 취지를 설명하면 오히려 고맙다면서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최근 강 대표는 ‘부처님이 나툰다’라는 불교용어를 차용해 ‘나투다픽처스’로 사업자등록을 했다. 불교와 관련해 다양한 콘텐츠를 집대성하기 위함이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재밌어서 지금도 제작과 연출, 편집 등 모든 걸 스스로 해나가는 1인 크리에이터 강산 대표.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평범할 수 있는 세상’이 슬로건인 그는 딱딱할 것만 같은 불교의 이미지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오늘도 모니터와 장비를 준비한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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