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곤 시인 첫 동시집 ‘선생님이 울어요’
김남곤 시인 첫 동시집 ‘선생님이 울어요’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5.1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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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눈을 감고/ 고개 숙이고/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선생님이 울어요·1」

 “우리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잘못 했는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습니다.”「선생님이 울어요·2」

 “우리는/ 하나/ 둘/ 선생님이 되어 교단위에 서 보았습니다.”「선생님이 울어요·3」

 짧은 글이지만 큰 울림을 전하는 동시가 새겨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심장박동 소리가 커진다. 좋은 글이란, 오랫동안 머리속에 잔상처럼 남게되는 이미지와 같은 것일 터. “너무 어렵게도, 너무 쉽게도 쓰지 말자”고 되새기던 노시인의 동시 고군분투기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남았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시도한 동시집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여든 한 살의 나이에 첫 동시집을 펴낸 김남곤 시인의 ‘선생님이 울어요(신아출판사·1만원)’가 그 것.

 그동안 시집과 칼럼집, 산문집 등으로 지겹도록 글쓰기의 고통을 맛본 김 시인이 동시라는 장르에 도전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손자와 손녀의 생각과 행동을 읽으면서, 이를 글로 형상화하면 훌륭한 문학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바꿔이야기하면, 어린 손자들과 대화를 자주 나누게된 할아버지의 따뜻한 시선을 담아낸 글이라는 뜻도 된다. 어린이들이 느끼는 괴로움과 슬픔, 즐거움을 글로 풀어내면서 사람 향기 풍기는 삶의 이런저런 모습들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사물들의 말을 찾아내 사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하고 있는 시인 특유의 시선에 마음이 움직인다. 어린이의 동심을 꿰뚫어보고 있는 시어들은 잠시나마 세속의 고뇌를 잊게 만든다.

 노시인의 시선에서 보면, 괘념치 않을 일이 천지인 세상사.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도록 힘들었던 일도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세상살이 아니던가? 학생들도 선생님이 되어 교단 위에 서보면, 그 마음을 충분히 깨닫고도 남게될 것이니 말이다.

 그가 지난 2년 동안 쓴 동시는 67편에 이른다. 교육성과 문학성, 흥미성까지도 빼어나게 담아낸 동시가 재미있는 삽화와 함께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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