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일본군 성노예였다 등 5권
[신간] 나는 일본군 성노예였다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4.25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일본군 성노예였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가 직접 쓴 최초의 단행본이 나왔다. ‘나는 일본군 성노예였다(삼천리·1만7,000원)’에서는 위안부를 모욕적인 말로 규정하며, 일본 제국 군대에 의해 징발돼 노예가 된 전쟁 강간 피해자들이었음을 처절하게 고백하고 있다. 지은이 얀 루프-오헤른은 인도네시아 자바 섬을 점령한 일본군이 1994년 스마랑 시에 설치한 위안소 칠해정에서 석 달 가량 밤낮으로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고 썼다. 50년이 지나고 나서야 어렵게 나온 소중한 고백을 통해 전쟁과 역사가 남긴 여성 인권의 문제를 돌아본다.

 

 ▲고기로 태어나서

 한국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쓴 이색적인 노동에세이가 출간됐다. 지은이 한승태씨는 전작 ‘인간의 조건’을 통해 꽃게잡이 배에서 편의점에 이르는 여러 일터에서 체험한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를 기록했던 인물이다. 이번엔 ‘고기로 태어나서(시대의 창·1만6,800원)’을 통해 우리가 쉽게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고기들이 생산되는 과정의 이면, 비윤리인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노동하는 인간의 삶을 담은 동시에 자연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

 유례없는 인구감소 국가인 일본은 유례없는 주택 과잉 국가가 됐다. 지금도 도쿄 연안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들어서고 전국 각지의 교외와 농지가 택지로 개발되고 있어 인구 감소세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빈집이 증가하고 있다. ‘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흐름출판·1만4,000원)’는 주택 과잉의 사회에서 도시의 미래를 진단하고 있는 책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규제 완화를 원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만 높은 가운데, 말없이 세금만 내는 시민들은 자산 가치 하락과 주거환경 악화를 감내하고 있을 뿐이다.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

 20세기를 넘어오면서 미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일부 비평가나 이론가들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미학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또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미학을 공부하려 할까?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현암사·1만8,000원)’에서는 그 욕구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힌다. 서양 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거장들의 미학 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독자로 하여금 인간다운 삶을 위한 미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폭력과 가난을 이겨낸 한 가족의 실재 이야기를 다룬 휴먼다큐소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멘토프레스·1만2,800원)’이 가정의 달을 맞아 독자에게 다가간다. 저자 김은상씨는 자신의 불우했던 가족사를 소설로 재구성하고 있다. 소설 속 빨강 모자는 주인공이 차마 꺼내고 싶지 않았던 봉인된 기억의 상징으로, 상처, 죄의식, 구원 등을 이르며 소설 전체를 이끄는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폭력과 가난에 노출된 한 가족이 어떻게 이를 딛고 회생할 수 있었는지 차분하게 따라가는 시선 속에 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